"기업은행장, 나눠먹기식 인사나 정부 관료 퇴로 활용 안된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임기가 2주일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부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 소문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발끈하고 나섰다.
13일 기업은행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자행 출신 은행장을 원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3년 전 내부출신의 조준희 은행장이 선임된 이후 정부출신 낙하산 인사와는 다르게 현장경험을 통해 중소기업의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자평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 '한 자릿수 인하', 원샷인사(하루만에 정기인사 한꺼번에 진행), 정년이 보장된 시간 선택제 채용 등 과감한 혁신이 가능했던 것도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은행장의 역할 덕분이었다는 것.
또 기업은행의 본연의 업무인 중기대출 지원은 2010년 말 93조9000억원에서 2013년 10월에는 109조50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은 20.7%에서 22.6%로 은행권 1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부각했다고 자부했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는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며 국책은행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며 시중은행과 대등한 경쟁력을 보여주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노조는 조준희 은행장의 후임과 관련 정권의 일각에서 새어 나오는 '모피아 바람'에 대해 경계했다.
최근 저축은행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복귀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 허경욱 전 기재부 차관 등이 끊임없이 거론되는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
노조는 "지난 3년간의 성과와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듯 직원들은 절대적으로 자행 출신 행장을 원하고 있다"며 "차기 은행장은 능력 있고 검증된 자행 출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박근혜 대통령은 낙하산 배제, 전문성 중시, 국민통합이라는 공공기관장 인사원칙을 약속했는데 최근 공항공사 사장, 경인사연 이사장, 거래소 이사장 등에 줄줄이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국책은행에 전문성을 배제한 낙하산 인사가 단행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노조는 "차기 은행장은 건전하고 균형적인 노사관을 가진 인물로 공정한 절차에 의해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주무기관의 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토록 해야 한다"며 "공정한 절차 없이 정권의 '나눠 먹기식' 인사이거나 정부 관료의 퇴로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