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증권사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대형 투자은행(IB)을 키운다.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 증권사가 25개에 달하는 등 침체가 계속되자 인수 합병(M&A)을 활발하게 해 대형사 중심의 시장으로 개편하기 위해서이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증권사 M&A 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 중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행 IB 요건은 M&A에 성공한 증권사에 한해 완화된다. M&A 후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 증가하면 기존의 자기자본이 2조5000억원 이상이었던 증권사는 IB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IB는 기업 대출, 프라임브로커(헤지펀드에 대한 자금 지원 및 관리)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으며, 현재 KDB대우, 우리투자, 삼성, 한국투자, 현대증권이 영위 중이다.
M&A 후 자기자본이 1000억~3000억원 이상 증가하는 증권사들은 원금보장형 개인연금신탁(연금저축신탁)을 판매할 수 있다.
M&A 후 자기자본이 500억~1500억원 이상 증가한 경우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자기자본이 2조원인 증권사는 5000억원 이상 M&A를 해야 하며, 1조5000억원인 증권사는 5000억원 이상 M&A 후 5000억원을 증자해야 한다.
또 인수일로부터 5년 안에 합병해야 하며 피인수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 3분의1을 초과해 보유해야 한다.
5000억원 이상의 증자 효과 있는 M&A를 이행한 증권사들은 인센티브 3개를 다 받을 수 있으며 법안 시행일 후 3년 안에 한해 적용된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요구해온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도 한층 완화된다. 증권사별로 산정하던 것을 연결회계기준으로 바꾼다.
현재는 M&A를 하면 자본에서 출자금이 차감되며 NCR이 급락하지만, 앞으로는 연결회계기준 NCR 도입을 통해서 자회사 출자금 전액이 아니라 리스크에 따라서 반영한다.
한편, 경영 실적이 부진한 증권사들은 퇴출이 활발해진다.
증권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요건을 강화해, 2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고 자기자본 대비 외부 차입 비중이 높은 곳은 문을 닫게 된다.
지난해 회계연도 이후 2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고 누적 적자가 자기자본의 5%를 넘는 회사는 총 10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서태종 자본시장국장은 "이번 방안을 계기로 증권사 간 M&A가 활발해지면서 금융투자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본시장 활력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