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 일본계 자금에 인수된 SBI(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과거 당국의 눈을 피해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상당수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9개월 동안 7개 저축은행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불법 대출뿐 아니라 임직원 횡령, 재무제표 조작 등을 발견해냈다고 16일 밝혔다.
금감원은 전(前)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들 저축은행의 임직원 45명을 해임하거나 문책했다. 관련된 저축은행은 SBI 1~4와 현대, 경남제일, 인천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저축은행은 소송에 연루된 임직원의 변호사 선임비를 지원하거나 심지어 대주주의 자녀에게 거액의 유학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변호사 선임비로 무단 횡령한 돈은 약 14억원. 또 대주주 아들에게 해외 연수 명목으로 1억600만원이 지급되기도 했다.
신용공여 한도를 초과한 불법 대출이나 자기자본비율 부풀린 행위는 약과에 불과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대출금 약 4873억원에 대해 자산 건전성을 안전하게 분류하고, 자기자본을 2262억원 과대 계상했다.
저축은행 퇴출이 활발한 당시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3.72~6.12%포인트 높여 당국의 감시를 피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년 동안은 차명 계좌 62개를 이용해 5523억원의 불법 대출을 했다.
법적으로 허용하는 신용공여 한도를 무려 1104억원 초과한 것이다.
현대증권에 인수되기 전 대영저축은행은 금융거래 실명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출을 승인했다.
SBI와 인천저축은행은 각각 4억8900만원, 2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