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후 최저인 3.1%를 기록했으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만2646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내수 부진 등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악화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민소득은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국민소득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한마디로 통계기준 개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통계에 반영되지 못했던 생산활동이 새로 추가되면서 GDP(국내총생산)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국민소득이 증가한 것이다.
이번에 새로 편제된 국민계정 통계에는 ▶금융기관의 중개서비스 활동 ▶ 기업의 소프트웨어 구입 ▶사회간접자본의 감가상각비 ▶ 국방지출중 민간에서 전용가능한 비전투용 시설 투자 등이 생산항목에 추가되고 사교육비가 확대, 반영됐다. 또 기준연도가 95년에서 2000년으로 바뀌었다.
한은은 95년이후 발생한 재화와 서비스의 상대가격체계 변화와 생산기술 변화 등에 따른 국민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함으로써 국민계정 통계의 현실반영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통계기준 개편에 따라 2000년의 신계열 명목 국내총생산(GDP)규모는 578조6645억원으로 구계열(521조9592억원)보다 56조7053억원(10.9%) 확대됐다. 이전보다 명목 국내총생산 규모가 기본적으로 10.9%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총생산(명목GDP)도 721조원으로 늘어났으며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507만원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또한 달러기준으로는 1만2646달러로 전년(1만1493달러)보다 10.0% 증가해 1만200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달러기준의 국민소득 증가율이 원화기준보다 높은 것은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지난해 연평균 4.7%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결국 통계기준 개편과 달러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국민소득이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통계 기준에 새롭게 추가된 생산항목은 이미 실제 경제활동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1인당 국민소득 증가에도 불구, 국민들이 체감하는 소득 증가폭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