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부터 구리 스크랩을 거래하는 사업자들은 지정된 금융사의 전용계좌를 이용해 거래대금을 결제해야 한다. 전용계좌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 및 매입세액불공제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한다.
국세청은 22일 구리 스크랩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구리 스크랩 거래 사업자들은(매입자+매출자) 정부가 지정한 금융사(신한은행)에 전용계좌를 개설, 거래대금을 결제하도록 의무화된다고 밝혔다.
구리 스크랩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란 사업자 간 구리 스크랩을 거래하는 겨우 매입자가 매출자에게 부가가치세를 직접 지급하지 않고 전용계좌를 사용해 지정 금융사에 입금하면 이를 금융사가 국고에 납입하는 제도.
① A가 B에게 공급가액 100억원의 구리 스크랩을 매출
② 부가세 포함 B가 입금한 110억원 중 공급가액 100억원은 A의 구리계좌로 부가세액 10억원은 부가세 관리계좌시스템에 B의 매입세액(A의 매출세액)으로 등록
③ 사업자 B가 C에게 구리 스크랩을 공급가액 101억원에 매출
④ 부가세 포함 C가 입금한 111.1억원 중 공급가액 101억원은 B의 구리계좌로 부가세액 10.1억원은 부가세 관리계좌시스템에 B의 매출세액(C의 매입세액)으로 등록
⑤ 지정금융기관은 부가세 관리계좌시스템에 등록된 B의 매출세액(10.1억원)의 한도 내에서 매입세액(10억원)을 환급
⑥ 분기말 다음 달 25일에 지정금융기관은 환급 후 잔액(0.1억원)을 국고에 납부
지난 2012년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의 주도하에 관련 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올해 4월 임시국회에서 내년 시행을 골자로 한 입법안이 통과됐다.
이 제도는 기본적으로 금시장에 적용되고 있는 금지금 매입자납부제도와 구조가 같다. 2000년대 초중반 금시장에 만연했던, 일명 '폭탄업체'를 활용한 부가가치세 탈세 행위가 구리 스크랩 시장에도 전이, 이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모든 구리 스크랩 사업자들은 제도권에 포함되며 전용계좌를 사용하지 않고 거래한 물량과 금액이 적발될 경우 가산세는 물론 매입세액불공제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다만, 개인 등 사업자가 아닌 자와의 거래는 매입자납부 대상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용계좌 미사용시 가산세는 구리 스크랩 거래 쌍방 모두에게 부과되며 가산세율은 제품가액의 20%로 상당히 무거운 수준이다. 매입자가 부가가치세 상당액을 지연 입급할 경우에도 가산세가 부과된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재연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장은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가 시행될 경우 관리계좌로 입금된 매출세액은 사업자가 임의로 인출하거나 이체할 수 없으나 구리 스크랩 매출시 지급받은 매출세액 범위 내에서 매입세액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해, 부가가치세 신고 전 매입세액을 조기에 환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 과장은 이어 "시장거래 양성화에 따른 사업자의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막기 위해 전년 대비 구리계좌 이용금액 증가분에 대한 소득세 또는 법인세 산출세액의 50% 또는 해당 연도 구리계좌 이용금액에 대한 소득세 또는 법인세 산출세액의 5% 중 한 가지를 선택, 법인세액 또는 소득세액에서 공제해 줄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