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 매각 차질 예상
증권 업계 2위의 우리투자증권은 누구 손에 쥐어질까.
오는 24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을 패키지로 인수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번 인수전(戰)에서 관건이 된 것은 패키지 매각의 성사 여부였다.
우리금융은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매각 방식을 두고 이견이 생기며 한차례 미뤄졌다.
우리자산운용 영업수익은 2010년 350억원, 2011년 330억원, 지난해 310억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우리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655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지만 저축은행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수자 입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만 따로 매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수 있지만, 우리금융 전체의 민영화를 목표로 매각을 주도하는 정부는 일괄 매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23일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정부는 일괄 매각이 맞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본 입찰에서 NH금융은 패키지 가격을 1조1500억원으로 제시, KB금융보다 높은 인수가(價)를 낸 것으로 알려진다.
KB금융은 총 1조원대를 제시했으나 우리투자증권 하나의 희망 가격을 더 높게 매겼다. NH금융이 총 인수가 1조1500억원 중 우리투자증권 가치를 9800억원 정도로 본 것에 반해 KB금융은 패키지 가격을 1조원으로 책정, 우리투자증권 가격을 1조1200억원으로 제시했다. 즉,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가격을 마이너스로 본 것.
정부와 우리금융 측에서 볼 때 KB금융에 우리투자증권을 비싸게 팔고, 나머지 계열사들을 따로 매각하는 방법이 자금 회수율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초 패키지로 묶은 이유가 우리저축은행과 우리아비바생명의 매각 차질을 예상했기 때문인 만큼 일괄 매각 원칙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칙을 고수할 것인지, 변경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만일 우리투자증권만 매각했다가 추후 우리은행 매각 작업도 잘못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 내부적으로는 NH금융과 비교할 때 KB금융에 인수되기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합병 이후 구조조정이 덜 한 쪽이 더 나을 수밖에 없는데, NH농협증권에 비해 KB투자증권 지점이나 인력이 적다. 패키지 매각 여부는 사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 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