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금융인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화두는 우리금융 민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난달 24일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와 우리자산운용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지방은행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새 주인 찾기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새내기 직장인과 저소득층의 목돈 마련을 위한 '소득공제 장기펀드'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오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 지방은행 인수는 지방은행이?…BS·JB '화색' =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를 BS금융지주(부산은행)와 JB금융(전북은행)으로 각각 선정했다.
앞서 열린 본입찰에서 BS금융은 약 1조2000억원의 금액을 제시하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부산지역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BS금융이 외형 확장에 나서기 위해서는 경남은행 인수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은행 우선협상권을 가져간 JB금융도 마찬가지다.
5000억원에 달하는 JB금융의 입찰가는 경쟁자인 신한금융과 BS금융이 제시한 3000억원 이하와 큰 차이가 난다. 광주은행 인수에 대한 필요성이 남다름을 나타내는 방증이다.
정관상 지방은행은 같은 도(道)와 서울특별시, 5대 광역시로만 진출할 수 있다.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시중은행의 입김이 강한 도시지역보다 지방 영업에 매진하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민들을 상대로 소매영업을 하거나 시·도 금고를 유치하는 것이 주요사업"이라면서 "서울이나 대전 같은 곳에서 다른 지방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면 경쟁이 되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기준 부산은행의 자산규모는 약 43조원. 경남은행과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75조원대로 불어난다. 전북은행의 경우 현재 16조원에서 약 37조원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지방은행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금융사들은 내달 안으로 확인실사에 들어가며 오는 7월 중 최종 매각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다만 지역 환원을 주장한 피인수기관 노동조합은 정부의 이번 결정을 총파업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전국 금융산업 노동조합 경남은행 지부도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주요 임원들의 사직을 촉구하는 등 험난한 인수 과정을 예고했다.
■ 소장펀드 출시 '초읽기'…2030 세대 목돈 마련 희망될까? =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도입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펀드 상품 출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위원회는 소장펀드를 도입해 연간 총 급여가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에 한해 가입 자격을 부여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금리 추세에 은행 예·적금만으로는 목돈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서민과 젊은 세대의 목돈 마련을 지원함과 동시에 자본시장의 수요 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이 있는 장기펀드의 도입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장펀드가 출시되면 연간 240만원 한도에서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가 될 전망이다. 가입 이후 연봉이 인상되더라도 연 소득 8000만원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은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이다. 5년 안에 펀드를 해지할 경우 감면 소득 세액(총 납입액의 6% 수준)을 추징한다.
김진홍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조특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도 1분기 중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금융위와 금융투자업계는 관련 법규 정비가 완료되는 즉시 서민과 2030 젊은 세대들이 소장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