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 중인 통합 산업은행 출범이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정부 KDB금융그룹으로부터 분리된 한국정책금융공사를 다시 통합시키려는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자, 수협중앙회의 부산 이전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3일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사진·부산남구갑)은 범(汎)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정금공이 부산 오든지 수협이 내려가는 지 모르겠다. 다만 어떤 경우든 1월 중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수협법(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긍정적인 반응이다"며 "관련 법안 통과는 해양수산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부의 조직 개편 시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국선박금융공사(가칭) 설립이라는 공약으로부터 비롯됐다.
공사 설립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발전을 기대했던 부산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이를 대신해 정금공 부산 이전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오는 21일 부산에 방문, 시민 단체와 상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나중에 봅시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만일 수협의 부산 이전이 확정되면 산업은행과 정금공은 정부의 계획대로 합병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수협 이전을 먼저 검토한 것은 아니고 수협 측이 부산 이전을 조건으로 자본금 확충과 같은 혜택을 받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훈 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금융위에 북한 금융 개발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통일 금융정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통일 한국 시대에 부산은 대륙횡단열차를 시작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에 금융도 그만큼 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