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사회 "조특법 개정 안 되면 매각 못해"
조특법 개정안 여·야간 입장차로 국회처리 진통 예상
12년 만의 민영화를 눈앞에 뒀던 우리금융지주 산하 지방은행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지방은행 매각 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경남·광주은행 매각이 무산되도록 분할계획서를 바꿨다고 밝혔다.
경남·광주은행의 매각절차가 중단되거나 분할계획서에 의한 분할을 '적격분할'로 인정하는 조항이 신설되지 않으면 이사회 결의로 지방은행 분할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방침대로 지방은행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약 6500억원의 법인세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남과 광주은행의 매각대금이 약 1조 7000억원 선인 만큼, 세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적자금 회수'라는 민영화의 명분이 사라지는 셈이다.
다만 우리금융 측은 경남·광주은행 분할을 철회하려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사전 협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혀 여지를 남기고 있다.
공자위는 지난달 말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를 각각 선정한 바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달 중으로 5주간의 실사가 시작되며, 이후 경남·광주은행은 오는 3월 1일까지 우리금융에서 분할될 예정.
하지만 세금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만큼 인수에 반대하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노동조합은 반대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경남은행 노조는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막아낼 것"이라고 밝히며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노조가 조특법 저지를 선언한 만큼 야당도 개정안 통과에 반대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누리당 측은 민영화를 서둘러야 하는 입장이라 여야 간의 시각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야 간 입장차이가 드러나는 문제인 만큼 손쉽게 처리되진 않을 문제"라면서 "빨라야 4월 국회쯤에서야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