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통해 이익 공유하는 '따뜻한 금융 2.0' 강조
M&A보다는 글로벌 공략·은퇴 비지니스 등 주문
연임에 성공하며 2기 경영체제를 확고히 구축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신년 경영전략은 '따뜻한 금융 2.0'에서 출발했다.
금융의 본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이익을 달성해 줄 수 있는 근본이 튼튼한 금융이 바로 '따뜻한 금융 2.0'이다.
9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신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금융기관들이 본업에서 경쟁이었다고 할 수 있나. 금융인의 입장에서 보면 은행에 들어온지 40년이 넘었지만 금년부터는 본업에서 다른 데를 압도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 회장이 강조한 '따뜻한 금융 2.0'의 모습은 무엇일까?
한 회장은 "같은 CEO라도 리스크 관리를 잘 하면서 자산 운용도 잘해야 경쟁력이 있는 CEO가 아니겠냐"며 "그런 의미에서 대출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투자 등도 들어가야 하고 꼭 국내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것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헷지펀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은퇴자들을 위해 수익률이 0.01%라도 높도록 퇴직연금 펀드 운용도 어떻게 관리하는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문.
즉, 고객의 수익을 함께 키워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자산운용 방식을 고민해 금융업이라는 본업을 통해 이익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신한금융을 키워가겠다는 복안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ROE(자기자본이익률)과 ROA(총자산순이익률) 향상에 기여하지 않는 금융사의 M&A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한 회장은 LIG손해보험과 대우증권, 현대증권, 동양증권 등 대형 매물에 대한 M&A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M&A가 신한의 ROE나 ROA에 기여하는가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손보사의 경우 장래성이 있느냐에 대해 검토해 봐야 겠지만 지금 현재는 ROA나 ROE에 기여하는 부분이 적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리나라 증권업이 자본금이 3조원이 넘는 회사도 있고 적은 회사도 있는데 자본금 3조 넘는 회사가 연간 이익금이 1000억원 정도다"며 "이걸 시장가치로 봐야 하는지 그런 부분들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M&A 추진에 대한 신중한 견해를 전했다.
글로벌과 은퇴시장 공략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한 회장은 글로벌 전략과 관련 "(금융사들의 글로벌 전략과 관련)국내 금융기관들의 대개 일치된 견해는 자기들이 잘하는 분야를 해야 한다는 것이며, 신한의 경우도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영업하고 잘했을 때 소위 우리가 말하는 선진국 등에 뛰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와 선진국의 경우 리테일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분석.
한 회장은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베트남 진출을 꼽았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 HSBC 다음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카드도 7만좌 이상 발급되어 차후 캐피탈과 오토바이 리스회사 등을 상대로 한 소비자 금융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는 게 그의 자평.
또 그는 은퇴비지니스와 관련 "우리금융기관들이 퇴직연금이 어디가 1등이냐를 가지고 싸우는데 수익을 많이 불려주면 가만히 있어도 고객들이 올 것이다"며 "과거에 금융기관이 은퇴 비즈니스에서 했던 것보다 범위를 넓히면 지금보다 수익률을 높일 수 있으며, 금융상품도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