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대표들이 20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 : 김용진 기자
최근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카드사의 대표들이 사퇴 압력을 기피하고 있다.
금융 당국뿐 아니라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나서 중벌을 촉구,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도 경영진들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번 정보 유출 사고의 당사자는 KB국민, NH농협, 롯데카드 3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직원에 의해 일어난 이번 사태로 인해 약 1억건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20일 오전 카드사 경영진들은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퇴와 관련해서는 일제히 응답을 피했다.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은 "경영진은 이번 사고로 인한 법적, 도덕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KCB가 저희 정보를 강탈한 것이나, 보호 못한 책임이 있다. 당국의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취 여부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고 좀 더 시간을 두고 대처하겠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른 대표들 역시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박상훈 롯데카드 대표는 "만에 하나 유출 정보가 유통됐다고 가정해도 비밀번호 없이 카드 복제는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에 온 힘을, 만전을 기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경익 NH농협카드 분사장(부행장)은 "수습이 먼저라고 생각이 든다. 물론 제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 경영진의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을 밝힌 바 있다.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과거 보안 사고가 터질 때마다 경영진들은 고객를 숙였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일은 없었다. 책임자들은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앞으로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질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