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2차 공개변론이 2일 오후2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재판장 윤영철 헌재소장)의 심리로 열려 법정 공방전이 시작됐다.
이날 변론은 피청구인인 노 대통령과 국회 소추위원인 김기춘 법사위원장이 모두 불출석해 대리인들만으로 심리가 이루어졌다.
소추위원측은 이날 심리에 앞서 "대통령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자신의 신임을 연계하고 있어 탄핵 심판이 국회의원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줄수 있고 선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며 변론을 총선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첫번째 기일에 '다음 기일에 당사자가 불출석하더라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예정대로 변론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신속한 재판 진행 의지를 확인했다.
이에따라 양측은 본격적인 변론에 돌입해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절차가 적법했는지, 3가지 탄핵소추 사유는 대통령을 탄핵할만큼 중대한 위법 행위로 볼 수 있는지 등의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와 관련, 노 대통령 대리인단은 "국회 법사위는 탄핵사유에 대한 최소한의 조사나 심리도 진행하지 않았고 대통령에게 변론의 기회도 주지않았다"며 "국회가 탄핵안을 통과시켜 권한을 정지시켜 놓고 뒤늦게 증거신청등 탄핵 사유를 수집하려는 것만 봐도 탄핵 사유가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추위원측은 "탄핵안이 상정된 이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 농성하는등 지속적인 방해로 제대로 표결을 할 수 없었으며 제지 속에서도 적법한 절차를 통해 표결됐다"고 반박했다. 또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국민이 뽑은 국회에 있고 헌재는 탄핵소추 절차의 적법성과 탄핵 사유가 직무에 관련있는지만 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소추위원측은 "노 대통령이 지난달 방송기자클럽 기자회견에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공공연하게 호소해 선거법을 위반했으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고도 이를 무시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리인측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나온 내용은 불법 선거운동이 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은 선출직 공무원이지 직업공무원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소추위원측은 측근 비리와 관련, 대검 수사결과 최도술씨가 부산 선대위 공금 2억5000만원으로 장수천 빚을 변제하도록 교사한 혐의가 입증됐다며 노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10분의 1 발언등을 통해 검찰 수사를 방해, 조작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이에대해 소추위원측이 주장하는 탄핵 사유는 대부분 대통령 취임전에 발생한 사건이거나 자신이 아닌 측근들의 행위에 해당하므로 탄핵 사유가 전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대통령은 측근 비리를 방조·교사한 적이 없고 특검 수사 과정에서도 대통령이 연루된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