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식생활은 옛부터 곡류 위주로 채식을 하여 왔으며 탄수화물의 섭취가 1970년대는 1일 총 섭취 열량의 80%를 차지하였고, 현재는 서구화와 도시화에 따른 식생활 구조의 변화로 점차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중, 노년층에서는 곡류 위주의 식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앞에서 곡류위주의 식사패턴의 한 예로 가정주부 김씨의 하루 식단을 제시하였다. 김씨는 하루 약 2000kcal 정도의 열량을 섭취하고 있고 이중 탄수화물은 80%정도 차지하고, 단백질은 10%, 지방질 10% 정도 차지한다. 이와 같이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는 체내에서 이용되고 남는 부분이 중성지방으로 바뀌어 내장지방으로 축적되고, 혈청중성지방을 높이고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동맥경화증을 촉진시킨다. 또한 탄수화물은 위배출시간이 짧아 식후 혈당치를 높여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반동성 저혈당증이 와서 김씨처럼 식간에 자주 허기를 느끼게 된다. 또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지방질이 간에 축적되어 지방간을 만든다. 이러한 지방간과 복부비만은 남자들의 경우에 과량의 알코올 섭취에 의해서도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한국인은 이러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외에도 과일을 많이 먹는 사람이 많다. 과일은 수분함량이 많고(80-90%)단백질과 지방함량은 매우 적지만 미네랄이나 비타민은 많이 함유하고 있어 적당히 먹으면 몸에 좋다. 하지만 탄수화물(포도당, 과당)의 함량이 10∼15%이므로 과량 섭취하면 역시 고중성지방혈증을 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여성 당뇨병환자들 중에는 밥은 적게 먹지만 과일로 배를 채우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혈당조절도 잘 않되고, 체중감량에도 지장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는 체내에서 포도당 같은 단순 당질로 전환되고 다른 필수 영양소는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양소의 불균형이 오기 쉽고, 과량의 탄수화물 섭취는 복부비만의 원인이 되어 고혈압, 동맥경화증, 당뇨병등의 성인병 발생의 위험을 높힌다. 지질대사장애를 보면 육식을 많이 하는 서구인에서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이 많지만 우리나라처럼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를 하면 이상지혈증(중성지방 증가, 좋은 콜레스테롤 감소)이 많이 발생된다. 동맥경화증 발생에는 고콜레스테롤혈증 못지 않게 이상지혈증도 나쁜 영향을 준다.
탄수화물의 생리적·영양학적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급원(4kcal/g)으로 혈당(血糖) 유지의 기능이므로, 결핍이나 과잉되지 않도록 균형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식품섭취 비율은 당질:단백질:지질의 비가 65:15:20으로, 위의 김씨의 경우 과다한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고, 동시에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고기, 생선, 유제품)섭취를 증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탄수화물은 자연 곡류 등의 복합당질(현미, 보리쌀)과 채소를 곁들여 먹으면 섬유소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섬유소는 장내에서 포도당과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억제하므로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도움을 주고, 혈청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유익할 뿐 아니라, 변비와 대장암예방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섬유소는 1일 30g 정도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며, 이를 위해서는 흰 쌀밥보다는 현미, 보리 등을 섞은 잡곡밥으로, 흰빵보다는 통밀빵, 옥수수빵으로 대체하여 섭취하고, 과일, 생야채, 두류, 해조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여야 한다.
과일이나 채소에는 체내 대사에 필요한 효소의 보조인자로서 이용되는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므로 알맞게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최근에 밝혀진 사실은 비타민 B나 항산화비타민이 동맥경화발생에 원인이 되는 혈청 호모시테인과 유리기의 감소에도 매우 유익하다는 것이다.
건강증진을 위한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려면 자연식품으로 만든 식사를 배부르지 않게 골고루 하여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생리적 기능의 향상과 각종 성인병의 예방을 위하여 탄수화물과 섬유소의 섭취에서 유의할 사항은 과식을 피하고 반드시 양질의 단백질·지방질·무기질·비타민 등의 각종 영양소의 균형섭취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끝으로 필자는 우리의 활기찬 삶을 위하여 "음식으로 채운 건강, 운동으로 다지자"는 표어를 강조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