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스톡옵션 행사가 훨씬 수월해 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스톡옵션 과세 시점을 행사시점이 아닌 처분시점에 양도소득세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업계 요구가 많았던 신주발행형 스톡옵션 부여 비용에 대한 손금산입(세무회계상 비용으로 인정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벤처기업의 우수인력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스톡옵션 과세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스톡옵션이란 회사 임직원이 일정 수량의 자기 회사 주식을 특정 기간 안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에 따르면 그동안 스톡옵션 행사시 근로소득으로 과세하는 현행방식이 근로자에게 과도한 세금부담이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지난해 세법개정을 통해 3년간 분할납부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스톡옵션 행사시 자금부담 수준이 여전히 높고, 추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미실현 이익에 과세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또한 업계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스톡옵션에 대한 과세를 취득주식 양도시 과세하는 미국식 방식의 도입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정부를 설득했다.
정부는 벤처기업 등의 요구를 수용해 국세청, 금융기관 등과 협의를 거쳐 취득한 주식에 대해서 과세가 가능하도록 스톡옵션을 구분관리 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 스톡옵션 세금납부 선택 가능…과세시점도 늦춰져 = 우선 스톡옵션 행사할 때 기존 근로소득세로 과세하는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주식을 팔 때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양도세 납부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부여받는 스톡옵션 ▲ 스톡옵션 행사시 부여받은 주식을 1년간 보유 ▲ 연간 행사가액 1억원 이하 등 적격요건을 충족해야만 허용된다.
또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행사시점이 아닌 처분시점에 양도세(20%, 중소기업 10%)로 납부할 수 있도록 조치한 데 반해, 스톡옵션을 부여한 기업에 인건비 손금산입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양도소득세를 선택하는 경우 스톡옵션 전용금융계좌를 통해 거래하도록 해 추후 상장되더라도 과세할 수 있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 "기업 세부담 덜어준다" = 기업의 세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마련됐다. 신주발행형 스톡옵션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던 손금산입(세무회계상 비용으로 인정해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도 현행 과세방식을 선택하는 경우에 한해 인정하기로 한 것.
예를 들어 종전에는 행사가격 3억원의 신주발행형 스톡옵션을 부여받아 3년 근무 후 시가 10억원인 시점에 3년에 걸쳐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15억원에 처분하는 경우 개인은 실효세율 30% 가정시 근로소득세 2억1000만원과 양도소득세 5000만원 등 총 2억6000만원을 납부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제도개선에 따라 적격요건을 충족하는 개인은 양도소득세 납부를 선택해 총 1억2000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회사는 종전 7억원의 손금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개인이 근로소득세 납부를 선택하면 손금을 인정받을 수 있어 법인세 1억4000억원(세율 20% 가정)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정부는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간 선택을 허용하는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2월 중 국회에 제출하고 신주발행형 스톡옵션의 손금산입도 연내 마무리하기로 했다. 스톡옵션 전용금융계좌는 증권금융 유관기관과의 협의와 시스템구축에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조치로 스톡옵션 부여와 행사에 따른 기업과 개인의 납세부담이 주어들어 스톡옵션이 우수인재 유입에 효과적으로 활용됨으로써 벤처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