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여수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부적절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른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6일 전격 경질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고 윤 장관을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 총리는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총리 공관에서 윤 장관을 만나 해임 건의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대통령에게 전화로 해임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전화를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해임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총리가 해임건의권을 행사한 사례는 지난 2003년 10월 고건 전 총리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최낙정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해임건의를 한 것이 유일했다.
당시 최 전 장관은 취임 14일 만에 낙마했고, 윤진숙 장관은 현 정권 들어 진 영 전 복지부장관에 이어 두번째로 물러난 각료가 됐다.
박 대통령은 정권 초 '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했다'는 표현과 함께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윤진숙 당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을 해수부장관에 발탁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각종 말실수와 관련 지식 부족을 드러내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조차 자질 부족론이 거론될 정도였다.
이로 인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는 진통을 겪었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해 4월17일 윤 장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 새정부 출범 이후 52일 만에 내각을 구성했다.
윤 장관은 박 대통령이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능력과 전문지식'을 들어 임명을 강행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부실 인사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며, 이에 따른 박 대통령 책임론도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