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세법은 사업자가 타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실제 사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사업개시일부터 실제 사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는 날의 전일까지의 공급가액에 대해 10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자가 아닌 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재화·용역을 공급받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경우에는 세금계산서에 적힌 공급가액의 100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하고 있죠.
타인의 명의를 대여해 사업을 운용하거나 가짜세금계산서를 발급행위는 거래의 흐름을 혼탁케 하고, 이는 탈세에 악용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이와 같이 일종의 '죗값'인 가산세가 징수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납세자가 거래질서를 어지럽혔더라도 과세관청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합당한 가산세를 부과해야할 것입니다. 아무리 사회적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명의대여사업이라도 법에 규정된 가산세만 부과 받을 권리는 있기 때문입니다.
□ "단순 명의대여사업일 뿐" vs "자료상 의심된다" = A씨는 2002년 음료 도·소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이 생각만큼 번창하지 않자 2010년 사업장 및 상호를 변경, 업종을 빵 제조업으로 변경했습니다.
빵 제조업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생각해 상황반전을 노리던 A씨.
하지만 그의 부푼 꿈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과세관청이 거래질서관련조사를 실시한 결과 A씨의 사업장이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 업종전환일로 소급해 사업자등록을 직권 말소했던 것. 여기에 더해 과세관청은 과세기간의 신고금액 전부를 가공거래에 의한 것으로 보고 가산세를 부과했습니다.
A씨는 억울함에 즉각 불복하고 조세심판원을 찾았습니다.
A씨는 "2002년 음료 도·소매업을 영위해 오던 중 2010년 빵 제조업 법인을 설립·운영했고, 개인사업자등록은 폐지하려 했으나 평소 알고 지낸 B씨가 사업자등록 명의를 빌려 달라고 해, 명의를 대여해 준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사업자등록 명의를 대여한 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발급받는 등의 행위는 모두 B씨가 한 것으로 명의대여를 한 A씨에게 자료상에 대한 가산세 규정을 적용해 과세한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은 "A씨가 2010년 업종을 빵 제조업으로 병경한 후에 사업장이 없고 사업을 영위한 사실이 없음에도 거짓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은 사실이 있으므로 이번 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 심판원, "A씨, 실제 물품 공급하고 대금 받았다" = 양측의 의견과 사실관계를 종합해 살핀 심판원은 A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며 과세관청의 처분이 잘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판원은 우선 "과세관청이 조사한 사업장에 대한 매출·매입내역 및 A씨 명의의 은행계좌의 입·출금 내역 증을 보면 일부 거래처에 실제 물품을 공급하고 대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의 명의를 빌린 B씨의 사업과 관련한 것으로 보이는 입·출금 목록도 빈번하며 B씨의 범칙금이 경찰청으로 출금된 사실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부가세 신고내용 모두가 가공거래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심판원은 "B씨에게 사업자등록을 명의대여한 것이라는 A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어보이므로, 과세관청이 단순한 명의대여자인 A씨에게 100분의 2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라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3중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