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종합 대책은 '무용지물'
김영주 의원 "직무 유기 다름없어"
NH농협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로부터 대량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사고가 밝혀진 지 한 달이 넘도록 내부 보안 문제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당초 정해진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고, 당국은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며 정부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어진 것.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주 의원은 11일 대정부 질문에 앞서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카드 3사가 부정 사용 방지 시스템(FDS)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규정상 시행해야 할 보안 점검 및 내부 감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KB카드는 관련 용역 종료 후 보안 점검을 실시했으나 일부 미흡한 점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롯데카드는 용역이 종료된 후에도 안정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내부 감리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NH카드 역시 지난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내부 감리가 단 1건에 불과했다.
앞서 2011년 금융위원회는 현대캐피탈 정보 유출 사고 직후 '금융회사 IT 보안 강화 종합 대책'을 실시했다.
IT 아웃소싱의 보안을 강화하고 자체 보안성 검토를 의무화하며 외부 위탁의 개발 및 운영에 대해 내부 감리를 실시하도록 했지만 현장에서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또 금감원은 지난해 4~5월 일제 점검에 나섰지만, 이행 지도 수준에 그치는 등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김영주 의원은 "카드 3사가 외부 위탁에 대한 보안 점검을 제대로 실시했다면 사전에 개인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금융 당국이 보안 사고가 터질 때마다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에 그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