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태의 후폭풍이 여전히 금융권을 뒤덮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17일부터 해당 카드3사(KB국민·롯데·NH농협)의 영업을 정지하는 중징계를 내릴 방침.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고객불편 초래 등 만만찮은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지만 당국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중이다.
특히 지난주 전 금융사들의 텔레마케팅(TM) 영업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취하하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인 바 있기 때문에 더더욱 단호한 결정을 내릴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9개월 연속 동결시켰다.
이미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동결결정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금융권의 관심은 금리동향보다는 여전히 안개 속에 빠져있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후임인선 쪽으로 쏠리게 됐다.
■ 정보유출 후폭풍 '여전'…긴박해진 금융권 = 지난달 약 1억 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카드사에 대해 3개월의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오후 열리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카드3사의 영업을 정지하는 중징계가 결정되면 오는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최종적으로 영업정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열린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최근 고객정보 유출사고를 낸 카드사에 3개월의 영업정지 조치를 부과하겠다"며 제재수위를 예고했다.
체크카드 신규발급이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지적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면 이번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완고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이들 카드사는 오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신용카드, 체크카드, 기프트카드 신규 회원 모집과 발급을 할 수 없게 될 전망. 그동안 이들 카드사의 월간 신규 회원 모집 규모는 10만여명에 달하며, 영업 정지 기간 동안 입게 될 손실은 약 5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금융사들의 텔레마케팅(TM)영업 금지조치는 이번 주 중으로 풀릴 예정이지만,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비대면 영업은 여전히 3월 말까지 금지된다.
이에 카드사 텔레마케터들로 구성된 '일하고 싶은 카드사 텔레마케터 일동'은 14일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 민원실을 방문해 텔레마케팅(TM) 영업 제한과 관련한 1000명의 서명이 담긴 호소문과 서명부를 전달했다.
아울러 다음 주 내로 전면적인 영업 재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텔레마케터와 그 가족들을 동원, 약 30만명의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텔레마케터 일동은 호소문을 통해 "금융위의 카드사 TM영업 제한조치는 수만 명에 달하는 상담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므로, 조속히 시정해 줄 것을 간절히 요청 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TM상담원 대부분은 힘없는 여성근로자"라며 "금융당국의 성급한 영업제한 조치로 수많은 여성 근로자들이 실업의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고 토로하며 이번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 9개월 연속 금리동결…차기 한은 총재는? =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2월 기준금리를 2.50%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0.25% 인하 이후 9개월 연속된 동결 기조다.
이는 금통위가 세계경제가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로서는 금리인하보다는 관망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날 김중수 한은 총재는 "앞으로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다만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 및 일부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등에 영향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세계경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국내 경제도 추세치를 따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본 것"이라며 "다만 신흥국의 성장세 약화에 대해 경계했으며 향후 정책방향에서도 해외 위험요인으로 신흥경제권의 시장 불안을 새롭게 언급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의 상당수가 금리 동결을 예상한 만큼 시장반응도 상대적으로 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4년도 2월 채권시장지표 동향'에 따르면 채권보유 및 운용 종사자 125명 가운데 124명(99.2%)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기 때문이다.
한편 당분간 한은에 관련한 금융권의 관심은 임기가 한 달여 남은 김중수 총재의 후임 인선에 쏠릴 전망.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인사문제라는 것은 임명권자가 적절하게 판단해서 하는 것"이라며 "그것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