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특검 등 전방위 대여 압박 VS 與, "정치 공세"로 차단
상반기 입법 사실상 마지막…기초연금법 등 쟁점 법안 통과 불투명
2월 임시국회가 중반을 넘어가고 있지만 핵심 쟁점법안들의 통과는 요원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위조 논란이 불거지면서 2월 국회의 이슈들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또한, 기초연금을 비롯한 주요 법안들에 대한 여야의 견해차가 커 제대로 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17일 예정된 안건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전격 취소된 것도 이런 사정이 반영된 결과다.
게다가 오는 4월국회는 6월 지방선거 직전에 열려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므로 열흘 정도 남은 2월 국회가 공전될 경우 주요 법안의 상반기 처리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논란, 2월국회 '블랙홀'…與, 사태 예의 주시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이날 일제히 '국가기관의 초대형 간첩 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간첩사건 관련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했다. 또한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나아가 정홍원 국무총리 해임까지 촉구하고 나서는 등 전방위적인 대여 압박을 가하고 있다.
야당은 간첩사건 조작 논란을 계기로 지지부진했던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까지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1심 무죄 판결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간첩사건 증거위조의혹까지 겹치자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섰다. 야권의 특검 주장과 장관 해임에 대해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당내 한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도 놀란 거 같다. 하지만 검찰이 위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우선은 사태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만약에 위조가 사실이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도 있지 않겠나. 박근혜 정부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간접조작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긴장감을 나타냈다.
간첩사건 증거위조 논란이 2월국회 '블랙홀'이 되는 것은 사안의 엄중함 외에도 주요 법안인 기초연금법 등 법안 통과의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 여‧야‧정, 최대핵심 '기초연금법' 20일까지 합의키로 = 2월 국회 최대 핵심 법안인 기초연금법의 경우 오는 7월 기초연금 시행에 맞추기 위해 2월 내 반드시 통과해야 하지만 여야의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10만원~20만원 차등지급하는 정부안을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65세 이상 소득 70%에 20만원 일괄지급으로 맞서고 있다.
여야는 여‧야‧정 협의체까지 구성해 2차 회의까지 들어갔지만 실질적인 법안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여‧야‧정 협의체는 오는 20일까지 논의를 완료하고 기초연금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약속해 앞으로 3일간 합의안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또한, 카드사 고객정보 대량유출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의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 與 "野, 특검 주장 계속하면 법안 통과 어려워" VS 야 "여당이 결단하면 될 일" = 이 같은 쟁점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 핵심 인사는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진 것을 지적하며 "야당이 특검을 계속 주장할텐데 그럼 (기초연금 등) 2월 내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책위 한 관계자는 "특검은 분명히 심각한 사안에 대해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정치공세 지적을 반박하며 "새누리당이 결단을 내리면 풀릴 문제다. 여당이 나서야 하는 문제를 청와대만 바라보고 있다. 특검을 안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언젠가는 또 터진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여야 모두 오는 5월 중순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후반기 상임위 교체시기도 맞물려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6월, 9월 연 2회 국감체제로 바뀌어 6월 국감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상반기 핵심 법안들이 하반기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