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등 18개 중점관리대상기관의 부채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8개 기관 전체적으로 오는 2017년까지의 부채증가규모를 중장기재무계획보다 42조원을 더 줄이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부채 중점관리대상인 이들 18개 기관과 함께 방만경영 소지가 큰 마사회, 인천공항, 강원랜드 등 20개 기관을 포함한 총 38개 기관에 대한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들의 원성을 샀던 복리후생에 대한 혜택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27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4차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를 주재하고 '중점관리대상기관의 부채감축계획(안)'과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계획(안)을 확정,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광화문 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회의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 공공기관 부채 42조 감축…이행계획 미흡한 기관 '재제출' = 기재부에 따르면 한전, LH 등 18개 기관 전체적으로 2017년까지의 부채증가규모를 중장기 계획 대비 42조원 줄인다. 이는 지난달 중점관리대상기관이 제출한 부채감축계획에 대해 정상화추진단을 중심으로 자구노력의 충분성, 재무구조의 건전성 측면에서 점검·보완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들 기관이 제출한 부채감축계획을 대해 ▲비핵심사업의 조정이 충분한지 여부 ▲업무와 직접관련성이 낮은 자산이 모두 매각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 ▲인건비·복리후생비 등 원가절감노력이 포함됐는지 여부 등을 검토했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당초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부채증가 30% 감축 등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6조3000억원을 줄인다고 했으나, 각 기관이 제시한 요금인상 계획을 통해 3조8000억원은 감축하겠다는 점은 불인정됐다.
이에 해당 부채감축금액이 빠진 2조5000억원이 추가, 2017년까지 총 42조원을 줄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18개 기관은 사업조정 21조7000억원(51.7%), 자산매각 8조7000억원(20.8%), 경영효율화 5조9000억원(14.0%) 등을 통해 부채증가규모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조정 측면에서는 비핵심 사업 축소, 민간자본 활용, 사업방식 변경, 사업시기 조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비를 축소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LH의 경우 민간과 상생할 수 있는 사업구조 설계 등을 통해 연간 사업비의 20%를 민간에서 조달하거나, 도로공사는 건설사업 투자규모를 조정한다는 설명이다.
자산 매각을 통해서도 부채감축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공공서비스와 관련성이 낮은 사옥, 경영권과 무관한 출자지분 매각, 회원권·연수원 등 복지시설 매각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발표한 '국내자산 유형별 매각대상'에 따르면 부동산은 6조원, 출자지분은 3조1000억원, 직원복지시설은 111억원에 이른다.
경영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모든 기관이 인건비, 경상경비를 대폭 절감했다. 대부분의 기관이 팀장급 이상의 올해 인건비 인상분을 동결했으며, 지난해 상여금 반납과 더불어 경상경비도 약 20% 규모로 절감했다.
다만 재무구조의 건전성 확보측면에서 미흡한 기관은 추가적인 보완대책을 강구하는 것을 조건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상 기관은 LH,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철도시설공단, 대한석탄공사다.
정부는 민간의 재무건전성 지표(▲이자보상배율 > 1배 ▲부채비율 < 200% ▲당기순이익 흑자)를 통해 이들 기관의 재무구조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했다.
그 결과 LH, 수공, 철도, 철도시설 등 4개 기관은 이자보상배율이 1배 이하이고, 부채비율도 과다하다고 판단했으며, 석탄은 자본잠식상태에서 만성적인 영업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들 기관에 대해서는 현 자구계획을 우선 시행하되, 3월말까지 관계부처와 함께 추가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해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 공공기관, 복리후생비 대폭 줄인다 = 공공기관의 복리후생비도 대폭 줄어든다. 정부는 1인당 복리후생비가 높아 방만경영 소지가 큰 20개 기관과 부채 중점관리대상기관 18개를 포함한 38기관을 선정했다.
이에 앞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후속조치로 38개 중점관리기관은 지난달 방만경영 정상화 이행계획을 제출했다. 정부는 이들 기관이 제출한 정상화 이행계획안에 대해 8대 항목별로 운영 실태를 점검했으며, 그 결과 이행계획 반영 여부나 개선수준의 적정성 관점에서 합리성이 인정되어 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상화 이행계획을 살펴보면 중점관리 38개 기관은 올해 복리후생비 규모를 지난해 대비 1544억을 감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1인당 복리후생비는 평균 137만원이 감축되어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500만원 이하로 개선된다고 기재부는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24개 기관의 복리후생비는 500만원을 초과했다.
특히 방만경영기관(20개)은 242만원(36.9%↓)이 감축될 전망이다. 1인당 복리후생비가 과도했던 한국거래소의 경우 1306만원에서 447만원으로, 수출입은행은 969만원에서 393만원으로, 마사회는 919만원에서 547만원으로 40% 이상 감축된다.
다만 석탄공사(4.3%↑), 철도공사(1.1%↓), 철도시설공단(2.8%↓)의 개선율은 낮았다. 기재부는 이들 기관은 1인당 복리후생비가 최하위권이며, 복리후생비 관련 개선제도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퇴직금 산정기준 개선, 직원 가족 특별채용 금지, 휴가·휴직제도 정비, 법령에 따른 경영·인사권 확립 등 기타 제도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공운위에서 확정된 계획을 중심으로 이행상황에 대해 3분기말 중간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노조합의 등 개선을 조기 완료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중간평가를 앞당겨 실시해 중점관리기관에서 해제시키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1분기 개선완료 기관을 대상으로 상반기 중 중간평가가 실시된다. 이 밖에 중간평사 시 계획대비 세부 항목별 이행실적을 엄정 평가해 기관장 문책 등의 초지도 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