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내부개혁· 통화정책·시장소통 등 문제 제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가 낙점을 받으며, 과거 그의 이임사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주열 내정자가 지난 2012년 4월 이임사에서 김중수 총재의 조직운영과 통화정책에 대해 일침을 가했던 부분이 그의 화려한 컴백으로 새삼 화제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당시 이 내정자는 이임사에서 "뒤돌아보면 보람 있고 즐거웠던 때가 많았지만, 최근 2년간의 일들이 제 생각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어 이전 33년간의 기억을 되짚어 볼 겨를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이 내정자가 한은 내 2인자로서 김 총재와 함께 하는 동안 상당 부분 의견이 달랐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그는 또 "글로벌과 개혁의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사실 김중수 총재는 한은의 글로벌 위상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해 연말 한 송년 모임 자리에서 재임기간 추억 중 으뜸으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클럽(Economic club of New York)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글로벌 성장과 금융안정: 한국의 관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것을 꼽은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시장과의 불통'이 논란이었으며, 한은 내 기존 공보실 외에 별도로 커뮤니케이션국을 설치했지만 시장 반응은 시쿤둥 했다.
이 내정자는 김 총재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 "그 간의 개혁으로 우리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가를 냉철하게 짚어 볼 때가 됐다"며 "리더와 구성원이 조직의 가치를 서로 공유해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변화가 모색되길 바란다"고 꼬집기도 했다.
당시 김 총재는 이 같은 이 내정자의 지적에 발끈하며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이 내정자의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됐다"는 평가에 "과거 어느 때에 비해 한은의 독립성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직원과 의사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개혁이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든 개혁 조치를 행내에 설치한 테스크포스 등의 제안과 사전 토의를 거쳐 추진했다"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