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시민단체, 추가 유출 전면부인 과거 발언 질타
"금융당국 호언장담은 거짓"…금융수장 사퇴 전방위 압박
금융 당국 수장들이 위기에 놓였다. 올 초 사상 최대의 카드 정보 유출 사태가 가까스로 마무리되는 듯 보였지만 추가로 불법적인 정보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 14일 검찰은 당초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개인 정보 1억400만건 중 약 8000만건이 대출중개업자를 통해 유통된 사실을 확인, 그동안 추가 정보 유출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던 금융 당국 수장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검찰 발표 직후 일부 정치권과 소비자단체에서는 금융 당국 수장들의 책임을 촉구하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개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논란은 향후 금융 당국의 어깨에 더 무거운 짐을 지울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김기준 민주당 의원은 "불과 한달 전 국정조사에서 카드 3사의 신용 정보 추가 유출은 없다고 한 법무부와 금융 당국의 호언장담은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지난 국정조사에서 현오석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는 "현재 유통은 없는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으며, 올해 1월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다양한 정보 유통 경로를 확인했지만 이번 카드 3사 유출은 개인 정보 암시장에 있는 것이 없다. 카드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도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고 카드 소비자는 100%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된다"고 했다.
김기준 의원은 "국민들을 기만하고 카드 3사의 신용 정보 2차 유출에 대해 금융 당국의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도록 관료에 대한 조치를 차일피일 미룬 점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경제부총리와 금융 당금 수장, 법무부 장관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도 "정부는 카드사의 유출 정보 추가 확산 가능성을 근거 없는 괴담으로 규정하고 루머 유포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정부가 왜 2차 유출은 절대 없다고 했는지 그 경위와 진상을 파악해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증인으로 나온 법무부 장관 등이 위증한 사실은 없는지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도 앞서 14일 "신제윤 위원장과 최수현 원장은 추가 유출이 없다고 단언한 본인의 말에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것이다. 금융 당국의 수장들이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사건 수습에 나서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고 질책했다.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은 신제윤 위원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더 이상 책임 가리기에 급급하지 않고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사태 발생 직후 금융위는 문제 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원론 수준에 못 미치는 졸속 대책으로 일관했다"며 "금융 당국 관료들의 직무 태만과 계속되는 국민 기만에 대해 책임 규명 및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