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방선거 앞둔 정권홍보 방송" 반론방송 편성 요구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 끝장토론과 관련한 여야의 반응이 연일 극명하게 갈리며 입씨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규제타파를 공공성 침해로 규정하며 '무차별 규제완화'를 경계했다. 또한, 규제개혁회의 생중계를 지방선거를 앞둔 "정권 홍보방송"이라고 비판하면서 방송사들을 향해 민주당의 반론 방송을 편성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비판을 "확대해석"이라고 일축하면서 "경제활성화의 물꼬를 튼 시원한 민관 소통의 장"이라고 치켜세웠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끝장토론이 먼저가 아니라 대국민 사과가 먼저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마저도 정쟁 대상으로 삼아 한심스럽다”며 “민주당 스스로 민생과 경제보다 정쟁이 먼저임을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이 하는 일이라면 앞뒤 따지지 않고 비판부터 하는 민주당은 발목잡기 정당"이라고 일갈했다.
홍지만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규제개혁 끝장토론에 대해 "경제 활성화의 물꼬를 틀 시발점의 역할을 했고, 시원한 민관 소통의 장이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통령께서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는데 이 역시 모든 것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민주당다운 발상'"이라며 "오히려 정부의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국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 협조를 요청하신 것이다. 최근 주요 정치적 이슈마다 협력하기는커녕 틈만 나면 꼬투리를 잡아 싸움만 시작하려 하는 민주당이 이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규제개혁 끝장토론에 대해 "사상최대 가계부채와 전월세난으로 민생은 벼랑 끝인데 대통령은 격에 맞지 않는 표현까지 쓰며 규제 완화에 몰두하고 있다. 무차별적인 규제 없애기가 능사가 아니다. 손톱 밑 가시를 뽑아야 하지만 교차로의 신호등까지 없앤다면 그야말로 연일 대형 참사가 벌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나쁜 규제를 없애는 건 좋은 일이지만 좋은 규제를 없애는 건 참 나쁜 일"이라며 "좋은 규제는 최소한의 공공성을 담보하는 장치다. 가령 전기, 수도, 도로 등 공공서비스를 시장에 개방하지 않는 것은 공공성 유지를 위한 경제규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울타리는 양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늑대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울타리를 없애면 우리 사회가 양육강식과 승자독식 정글이 되는 것이고 선하고 힘없는 양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재벌과 대기업의 대자본 입장에서 거추장스런 규제들이 싹 사라진다면 양들은 누가 지키나"라고 거듭 박 대통령의 규제타파를 경계했다.
또한 한정애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7시간이나 진행된 끝장토론이 국회방송을 비롯한 KBS 등 지상파까지 총동원되어 방송된 점을 지적, "종박방송이라고 불릴법한 파격적이고 전례 없는 정권 홍보방송이 여과 없이 흘러나갔다"며 "토론은 없고, 대본과 사전 각본만으로 연출된 규제개혁 끝장토론을 보며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한 KBS, MBC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규제를 강화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KBS를 향해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더 이상 국민에게 수신료 올려달라는 후안무치한 생떼는 쓰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의 수신료라도 계속 받길 원한다면 노골적인 정권 홍보 편파 방송을 내보내는 전파 낭비를 다시는 시도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TV중계 당시 한나라당이 이회창 총재의 기자회견과 반론권을 요구한 점을 상기시키며 "박 대통령의 6.4 지방선거를 앞둔 사전선거운동을 국민의 공동재산인 공중파를 이용, 공공연하게 생중계까지 하며 지원한 만큼 이에 대한 반론권을 야당에게도 동일 시간대, 동일 분량으로 편성할 것을 해당 방송국들에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지상파 방송 3사, 종합편성 PP, 보도전문 채널, 주요 포털 등 인터넷 미디어까지 동원하여 자신을 홍보하려는 부끄러운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정상적인 중계방송 절차에서 벗어난 이러한 비정상적인 청와대 회의 중계는 이번 한 번으로 그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