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버스공영제·강남-북 단축·용산개발 쟁점
6·4 지방 선거 유력후보들의 정책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서울·경기 등 수도권 여야 유력주자들이 현안인 교통문제를 잇따라 내놓고 일대 격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내 대중교통 수송부담률이 70%에 달하는 상황에서 수도권 유권자의 관심이 높은 교통문제로 표심 공략에 나선 것. 먼저 경기도에서 불붙은 '버스공영제'는 야권의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무상버스'로 논란을 일으키며 핵심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여야 후보들의 갑론을박도 한창이다.
서울시는 여권의 김황식 전 총리가 강남·북 균형 발전을 내세우며 서울 4대문과 강남을 10분대로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선 건설 계획을 내놓았고 이혜훈 최고위원은 서울 전역을 X축으로 관통하는 지하철 3,4호선 일부 구간을 직선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몽준 의원은 단군 이래 서울시 최대 사업이라는 '용산개발'의 단계적 재추진을 밝혔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 무상버스냐, 버스공영제냐…여야 갑론을박 = '무상버스' 논란을 촉발시킨 김 전 교육감은 2018년까지 단계적 무상버스 실시로 4,044억원의 예산을 고려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년층과 초중등학생부터 무상버스를 이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24일 김 전 교육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버스를 무상화하면 도민들의 버스 이용률을 높여 승용차 인구를 흡수함으로써 혼잡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온다"며 "경기도민이 가장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교통문제에 우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복지방안으로서 무상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상버스에 대한 비판은 같은 야권 내에서부터 시작됐다. 먼저 '버스공영제' 공약을 발표한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싼 게 비지떡이다.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지혜로운 길이 아니다"며 "김 전 교육감의 무상버스는 민간버스 사업자에게 돈을 줄 테니 노인들과 초‧중생들에게 공짜로 버스를 태우게 하는 것이다. 이건 공영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진표 의원 역시 "경기도의 긴급재정 상태에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은 도민이 원하지도 않는데 표를 의식해 관심을 끌어보려는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의 비판도 매섭다.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남경필 의원은 “이번에 나온 무상버스 정책은 좋은 정책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실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며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상이 아니라 앉아서 안전하게 빨리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고, 원유철 의원도 "무상버스 공약은 포퓰리즘 공약으로 하나마나한 것"이라며 "경기도지사 가용재원이 4800억원인데 무상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버스노선만 사들이는 데 4조원이 든다"고 지적했다.
□ 최대 승부처 서울, 교통‧용산개발 쟁점…'朴 대 與 빅3', 與‧與 경쟁도 치열 = 서울 교통 문제 역시 후보들 간 반박이 치열하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의 혼잡도를 해결하기 위해 강북도심과 강남 도심을 연결할 노선을 구축해 시청에서 강남까지 10분대 도착을 내걸은 김 전 총리 공약에 대해 여권 후보인 이 최고위원이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불과 3주 전에 발표한 국토교통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확정안 내용과 중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신 이 최고위원은 서울 지하철 3,4호선의 일부 구간을 연결해 새 노선 신설 없이 서울 시민들의 동선을 단축시키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또한, 사실상 백지화된 용산 개발 사업을 재추진한다는 공약을 내건 정 의원은 "덩어리가 너무 커져서 소화가 안 돼 뒤집어지고 했는데 큰 그림을 갖고 단계적·점진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이미 실패한 사업임을 인정하며 신중을 기할 문제로 한 발 물러선 상태다. 이 최고위원은 "두바이식 대규모 개발사업은 반대"라면서도 "용산을 방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용산 개발 사업 때문에 7년간 극심한 고통 속에 살아야 했던 주민들은 다시 고통이 반복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논쟁할 일도 아니다. 정 의원이 주민들을 만나고 토론하신 다음에 공약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면 좋겠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박 시장측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창당 전인데다, 공천 문제가 남아있어 구체적 정책 발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황대원 민주당 서울시당 대변인은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박 시장의 지지율이 지난 2년간의 시정을 바탕으로 한 시민들의 평가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동력이 된다"며 "구체적 정책 발표는 창당 준비 등 절차가 정리되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