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약 33조2000억원에 달하는 국세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증세 대신 비효율적인 비과세·감면제도를 대폭 정비할 계획임에 따라 국세감면율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조세감면 신설에 대해 사전에 꼼꼼한 '필터링'을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일정규모(ex : 100억원) 이상의 비과세·감면을 신설하려는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필요성을 평가한 후 도입하기로 했다. 이때 평가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조세감면 신설을 없던 일이 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개최된 국무회의에 '2014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안)'을 제출, 국무위원들의 심의를 거쳐 의결했다고 밝혔다.
□ 올해 국세감면액 33조…서민·중소기업 혜택 커 = 2014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국세감면액은 33조2000억원 수준이며, 전체 국세수입액 216조5000억원 대비 국세감면율은 13.3%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세감면액과 비교해서는 4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그동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과세·감면 정비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운영되는 국세 관련 비과세·감면 제도는 총 230개다. 비과세·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일몰 기한별로는 올해 53건(7조8000억원), 2015년 86건(3조6000억원), 2016년 12건(6000억원), 2017년 이후 3건(1000억원), 일몰기한 없음 76건(21조1000억원) 등이다.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이 국세감면 혜택을 더 받게 된다는 것이 정부이 설명이다.
국세감면 혜택의 수혜자별 지원 비중을 살펴보면 개인 감면액은 21조5000억원(65%), 기업 감면액은 10조9000억원(33%)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개인 감면액 중 60.7%가 서민·중산층에 귀속되어 있으며, 기업 감면액도 53.6%가 중소기업에 귀속됐다.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의 감면액 비중은 31.6%로 지난해 32.4%와 비교해 0.8% 가량 줄었다.
분야별로는 근로자·농어민·중소기업 지원 분야와 R&D·설비투자 분야가 70% 차지했다. 근로자지원(EITC포함)에 대한 비중이 전체의 32.4%차지했으며, 전년과 비교해서도 0.6% 가량 늘었다. 이에 반해 R&D와 투자·고용에 대한 비중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 "조세감면 신설 꼼꼼히 따져본다" = 특히 정부는 비과세·감면 신설에 대한 검증이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재정사업 평가시 운용 중인 심층평가·예비타당성 조사제도를 오는 2015년부터 조세지출 분야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정규모 이상의 비과세·감면을 신설하려는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필요성을 평가한 후 도입한다. 다시 말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신설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일몰이 도래하면 원칙적으로 종료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꼭 필요한 제도의 경우에는 성과평가 등을 통해 재설계 후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소기업, 취약산업, 서민·중산층,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세제지원제도는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도록 현행 유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비과세·감면 운영방향도 손질된다. 한시적 제도의 적용기한은 3년 단위로 설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다만 예외적으로 감면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경우 최대 5년까지 설정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신규 조세감면 도입 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예외없이 최저한세 적용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으며, 세출예산과 지원목적, 수혜자가 중복되는 경우에는 이중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고용 등 정책목적을 위한 세액공제율은 원칙적으로 10% 이내로 설정된다.
다만 특별히 세제지원 금액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조세지출 심층평가 결과에 따라 공제율을 인상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감면제도 신설시 감면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 이내로 설정, 제도의 특성에 따라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평가를 거쳐 연장시킬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심층평가, 예비타당성조사제도가 본격 도입되는 2015년 이후에는 조세감면을 무분별하게 요구하거나 일몰이후에도 관행적으로 감면이 연장되는 사례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기재부는 이달 말까지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각 부처에 통보, 4월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조세감면 의견서·건의서를 제출받아 부처간 협의 등을 거쳐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2015년부터 의무화되는 조세지출 심층평가·예비타당성 조사에 대비해 올해 법령개정 및 평가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