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장 롯데그룹 식품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실적이 계열사 흡수 합병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구 롯데삼강) 등 3사가 금감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3사의 합산 매출액은 5조2079억원으로 전년도 4조5472억원 대비 14.5% 증가했다.
합산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3466억원으로 전년도 3446억원 대비 0.6% 증가해 상장사 평균 실적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최근 상장사 협의회가 발표한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 223개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 실적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다수 계열사 합병에 따른 일회성 현상으로 의미있는 실적은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해 3개사의 개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롯데제과가 5.6% 증가한 1조6101억원, 롯데칠성이 0.7% 증가한 2조296억원, 롯데푸드는 무려 55.7% 증가한 1조5683억원을 기록함으로써, 3개사 합산 매출의 큰 폭 증가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이들 3개사의 매출 증가 원인을 살펴보면 영업의 호조라기보다는 롯데그룹 내 다수의 식품 관련 계열사를 3개사에 합병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합병효과를 제외하면 국내 식품산업의 전반적 부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라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해 그룹 내 식품계열사들의 합병과정을 살펴보면 롯데푸드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그룹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급속히 사세를 키워가고 있는 회사다.
2009년 10월 롯데쇼핑 내 식품사업부 인수, 2011년 파스퇴로유업 합병, 2012년 웰가 합병과 롯데칠성 커피생산시설 인수, 여기에 삼각김밥과 일감몰아주기로 주목받던 롯데후레쉬델리카 인수, 또 지난해 1월 롯데햄 합병 등 전폭적인 그룹 지원을 받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증가액 5611억원도 지난해 1월1일 합병한 롯데햄의 매출 4200억원과 롯데후레시델리카 약 800억원대 매출, 여기에 파스퇴르유업의 분유 매출 증가세 등이 가세했다. 이들 합병회사를 제외한 기존 사업부인 빙과‧유지 부문 등의 매출은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롯데제과 또한 지난해 4월 연 매출 850억원대의 계열사 기린식품 합병 효과가 일부 반영됐고, 롯데칠성의 경우엔 2011년 10월 합병한 롯데주류비지의 약 4천억원대 매출이 가세하면서 2012년 매출이 큰 폭 증가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이선경 연구원은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롯데푸드의 지난해 영업실적은 단순비교 시 전년도 보다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롯데햄 등 합병 영향을 제외한 매출과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들 3개사의 합산 매출액 증가는 그룹 내 식품 계열사들을 이들 3개사에 분산 배치한 결과에 기인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 원재료비 등 매출원가 안정화 불구, 판관비 증가가 수익성 향상 걸림돌로 작용
합병에 따른 매출성장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 3사의 지난해 합산영업이익은 3466억원으로 전년도 3446억원 대비 0.6% 증가했다. 롯데제과가 전년대비 16.3% 감소하는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으나, 롯데칠성과 롯데푸드가 각각 5.9%, 24.2% 증가하는 선전을 펼치며 전체 수익성 향상을 이끌었다.
업계관계자는 “이들 3사의 합산영업이익은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 222개사의 영업이익(잠정치)이 1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해 경기침체 지속과 소비 부진등으로 업황이 힘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전을 펼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각 사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롯데제과는 지난해 1096억원으로 전년도 1310억원 대비 214억원이 감소한 반면, 롯데칠성은 1633억원으로 전년도 1542억원 대비 91억원, 롯데푸드는 144억원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주 수요층인 아동인구 감소 추세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등 제과시장의 구조적 한계와 함께 경쟁격화에 따른 판촉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증가가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작용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원가율은 61.4%로 전년도 61.1%와 비교 0.3% 증가한 반면, 판매관리비율은 30.3%에서 31.8%로 1.5%포인트 증가해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전년대비 종업원급여 약 160억원, 지급수수료 300억, 판촉비 등 170억원 등 관리성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수익성 악화로 나타났다.
롯데칠성과 롯데푸드의 경우도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된 반면에 판관비는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며 수익성 향상의 발목을 잡았다.
이들 2개사의 매출원가율은 롯데칠성의 경우, 지난해 58.5%로 전년도 59.4% 대비 0.9% 낮아진 반면에 판관비율은 32.9%에서 33.4%로 0.5% 증가했고, 롯데푸드 역시 매출원가율은 전년대비 0.7% 낮아졌으나 판관비율이 1.9%나 증가해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올해 이들 3개사의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롯데제과의 경우, 레드오션 상태의 국내 제과시장과 부진한 해외사업 등을 돌파할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을, 롯데칠성의 경우, 다음달 출시 예정인 롯데맥주에 대한 판촉비용 증가, 롯데푸드의 경우엔 최근 2~3년 사이 인수한 회사들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시간과 관련 비용 증가 등을 워칭 포인트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