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금융정보분석원법(이하 FIU법) 시행 이후 불과 50일 만에 국세청과 관세청이 85만건에 달하는 고액현금거래(CTR)자료를 확보(정보공유)하는 등 개정 법률의 실효성과 함께 과세당국의 탈세차단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4일 개정 FIU법이 시행된 이후, 연말까지 국세청이 제공 받은 CTR 자료는 85만5327건(4만1691명), 관세청은 2858건(312명)에 달했다.
CTR 자료란 금융권에서 일일 2000만원 이상 현금거래 시 FIU에 무조건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 자료로 그동안 국세청과 관세청에서는 의심거래정보(STR) 외에는 이를 받아보지 못했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세수확보 등을 위해 자료 공유를 꾸준히 요구해왔으며 지난해 법이 개정되면서 CTR 자료 확보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국세청과 관세청은 역외탈세 등 각종 탈세혐의에 대한 조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CTR 자료를 세무조사에 활용하는 등 올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목표를 2조3000억원, 관세청은 1조3400억원으로 설정한 상태다. CTR 자료가 모두 탈세와 관련한 자료라고 볼 수는 없다는 측면에서 국회 안팎에서는 목표치가 과도하게 설정했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덕중 국세청장은 CTR 자료를 확보해 본격적으로 탈세혐의 조사 등에 활용하게 되면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CTR 자료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되지만 이제는 자료가 대폭 늘었다"며 "자료를 취합하는 단계이긴 하지만 앞으로 이를 잘 활용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 관계자도 "과거에는 CTR 자료를 원본으로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가능해졌다"며 "조사를 하는 과정이나 조사를 할 예정일 때 필요하면 언제든지 요청해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