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 1000조원, 장기간 경제 불황으로 인해 서민층의 채무 부담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행복기금과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등 서민 채무 감면이나 저금리 대출을 시행하고 있으나 제도의 지원으로부터 소외되는 계층이 많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28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국민행복기금 도입 1년을 점검하고 향후 서민금융제도가 바람직하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토론 자리를 마련했다.
국민행복기금은 지난해 3월 출범한 채무 조정 제도로 저소득 채무 연체자의 원금과 빚을 감면해주고 있다. 한 해 약 24만9000명이 채무 감면을 받았다. 그러나 연체 빚을 안고 있는 저소득층이 345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7%에 불과하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한병서 캠코 인천지역본부 과장은 "창구에서 상담 업무를 수행 중인데 많은 분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더라. 가정의 붕괴와 빚 독촉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큰 분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전했다.
한 과장은 이어 "국민행복기금에 희망을 가지고 왔다가 막상 채무 조정이 거절된 분들은 실망하거나 불평 불만을 하며 돌아가 미안하고 안타까운 일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오윤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독립적 기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오 연구원은 "사회비용을 생각해 채무자를 적합한 제도로 연결해줄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독립적인 기구가 만들어지고 사전 상담을 해야 한다. 중복적인 채무 조정을 할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채무가 누적되면서 결국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폭넓게 자금 공급을 하려면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제도를 잘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서민금융제도가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과 복지가 연계돼야 한다는 지적.
최현자 서울대학교 교수는 "유기적 연계와 조율이 부족하다"며 "궁극적으로 서민금융제도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 신용 회복은 금융의 포용과 자활에 있다. 수요자 입장에선 금융 서비스 진입을 위해 성실한 변제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득을 창출하지 않으면 정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