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무계열 다음 달 발표, 예년 대비 13개 기업 증가
재무구조 평가 후 일부 '관리대상계열'…채권단 압박
세계적인 경제 한파로 부실기업이 도산하거나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가 기업의 사전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의 관리를 강화하면서 '위험 등급'으로 분류되는 대기업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31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주채무계열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다. 주채무계열이란, 금융권 차입이 많은 대기업들을 선정해 채권 은행에서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제도. 대기업이 도산할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클 뿐 아니라 고용 불안 등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지난해 은행업 감독 규정이 바뀌며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은 직전 연도 신용공여액의 0.1% 초과에서 0.075% 초과로 변경됐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주채무계열 대상이 차입금 약 1조6000원 이상에서 1조2000억원 이상인 기업으로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주채무계열 지정에서 통과된 기업들은 관리대상계열로 편입, 역시 채권단의 감시를 받게 된다. 관리대상계열은 지난해 11월 새로 만들어진 제도로 주채무계열과 비교하면 재무구조가 좋지만 비교적 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기업들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주채무계열이 아닌 기업들 중 재무구조를 평가해 다시 선별하는 작업을 거쳐 약 한 달 이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채무계열이나 관리대상계열에 포함되면 채권 은행의 간섭을 받게 된다. 신사업 진출과 해외투자 등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채권 은행과 협의해야 한다. 3년 연속 선정되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한다.
직접적 피해를 입는 것은 없으나 채권 은행에 협조하지 않으면 금리 인상과 같은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 관리대상계열의 경우 무엇보다 지배 구조 위험이나 산업의 특수성 등 비재무적 평가 항목이 반영된다.
현재 상당수의 대기업은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채무자라 정부 관리 하에 놓이는 기업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그룹, 한라, 대성산업, SPP조선, 한국타이어, 하이트진로, 풍산, 한솔그룹, STX조선해양, 현대산업개발 등 대기업들이 주채무계열로 선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유동성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많아 구조조정 정책이 부담일 수 있다. 특히 자금난이 심한 경우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