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40% 순이익 급감…명칭사용료는 증가
STX조선 등 기업리스크·세금폭탄에 발목 잡혀
31일 NH농협금융지주가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29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전 신경분리 출범 이후 완만한 실적 내리막을 보여준 것으로 2년 연속 1조원대 실적 목표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농협금융이 지난해 기록한 2930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4918억원 대비 1988억원(40.42%)이 감소한 수준이다.
농협금융이 이처럼 실적 추락을 보인 것은 2013년 4분기중 STX조선해양 2250억원, 팬택 529억원 등 농협은행의 자산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손충당금적립비용 증가 때문.
여기에 더해 작년 세금으로 603억원의 법인세를 추가 납부하게 된 부분도 실적 하락의 원인이 됐다. 작년 계열사별 세금 추납액 반영은 농협은행이 252억원, 농협생명이 315억원, 농협손보가 36억원이다.
농협금융의 실적은 추락했지만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사용료는 2012년 4251억원에서 184억원 증가한 4535억원으로 오히려 늘어 눈길을 끌었다.
명칭사용료는 농협법에 의거 농협의 고유 목적사업인 농업인 지원을 위해 주주회사를 제외한 자회사가 농협중앙회에 매 분기 초에 납부하는 분담금으로 이를 부담하기 전 당기순이익은 6363억원이다.
법인별 부담액은 농협은행 4235억원, 농협생명 266억원, 기타 자회사 34억원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작년 순이익 1624억원의 3배 가까운 명칭사용료를 농협중앙회에 납부한 셈이다.
농협금융의 부문별 주요 실적을 보면 순이자손익은 2013년중 6조455억원을 시현했으며, 4분기중 1조5394억원을 기록해 3분기 중 실적 1조5196억원 대비 198원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중 1조1541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중 3604억원을 나타내 3분기중 실적 3954억원 대비 8.9%(350억원) 감소했다.
주요 계열사 실적을 보면 농협은행이 16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이 각각 1404억원과 5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농협증권과 NH-CA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농협선물은 각각 201억원, 105억원, 141억원, 3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3월 신용과 경제부문 분리를 통해 탄생했으며 초창기 신충식 농협은행장이 지주회장직을 겸임하다가 3개월만에 갑작스럽게 회장직을 그만 둔 이후 신동규 전 회장이 11개월간 짧게 농협금융을 이끌었다.
신동규 회장 체제 하에서 농협금융은 출범 첫해 목표로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걸고 경상경비 20% 감축, 임원 연봉 반납 등 허리띠를 바짝 조였지만 끝내 경영목표 달성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임종룡 회장이 "여기가 마지막 직이라고 생각하겠다"며 강력한 의지로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해 지금까지 이끌고 있지만 신경분리 이후 완만하게 이어지는 실적 추락의 고리는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