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 식자재 유통 3사의 지난해 합산매출은 소폭 증가한 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돼 실속 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가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3사의 합산 매출액은 3조8024억원으로 전년의 3조6490억원보다 약 4.2% 증가했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3개사 합산 850억원으로 전년의 1113억원에 비해 23.7%나 감소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성과급 등 인건비 증가, 일본 원전사고 여파로 수산물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손실, 물류공장 투자비 증가, 적자거래선 정리 등으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가 크게 상승한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 현대그린푸드 성장세 경쟁사 압도...선두 경쟁 본격화 전망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비교적 큰 폭의 매출 성장세를 시현하며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각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현대그린푸드가 전년대비 9.2% 증가한 1조2760억원, CJ프레시웨이는 2.6% 늘어난 1조8050억원, 신세계푸드는 7214억원으로 0.03% 증가에 그쳐 현대그린푸드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키움증권 우원성 연구원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푸드서비스, 식자재, 유통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른 성장세로 실적 호전을 이끈 반면, CJ프레시웨이는 JV사업인 프레시원이 28.0%라는 높은 성장에도 불구, 1차 상품 도매 및 원료유통 부문에서 전년대비 11.8%나 감소함으로써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신세계푸드의 경우에도 자니로켓, 에그톡스 등 외식사업부가 전년대비 30.3%의 고성장했지만 절대 규모가 미미해, 이마트의 의무 휴업 확대에 따른 급식사업부문 8% 감소분을 극복하지 못하고 제자리 성장했다.
이처럼 현대그린푸드가 경쟁사를 압도하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함에 따라 향후 2~3년 내 CJ프레시웨이와의 선두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보면 현대그린푸드가 20.1%로, 선두기업 CJ프레시웨이 6.5%의 3배가 넘는다”며 “이에 따라 두 회사 간 매출액 비율도 2011년 52.6% 수준에서 지난해 70.7%로 좁혀지고 있어, 향후 2~3년 안에 선두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영업이익, CJ프레시웨이 반토막, 신세계 3분의1, 현대 –4%
지난해 이들 3사의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전년 동기대비 크게 악화돼 실속 없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850억원으로 전년도 1113억원 대비 23.7%나 감소했다. 특히 CJ프레시웨이의 경우 무려 55.1% 감소했고, 신세계푸드도 34.0%나 줄어든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반면 현대그린푸드는 전년도 543억원 대비 4.0% 줄어든 521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인이 4분기 중 성과급 지급, 부실거래선 대손상각 등 일회성 비용에 기인한 것으로 수익성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443억원으로 전년 동기 437억원보다 향상된 실적을 보였지만, 4분기에 본사 성과급 지급으로 급여 등 인건비가 117억원, 여기에 부실 거래처 대손상각비 3.7억원 등 일회성 비용 발생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에 CJ프레시웨이와 신세계푸드의 급격한 수익성 악화는 경기침체 지속으로 수익성 높은 단체급식 매출 비중 축소와 최저시급제 반영에 따른 도급비 증가, 축산물 시세하락과 수산물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판매 손실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경기 불황 지속에 따른 외식업계의 저가품 선호 현상, 어려운 시기에 장기성장을 위한 물류거점 투자비 증가 등 원가율이 크게 상승한 때문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매출원가율과 판관비를 합한 전체 원가율을 보면, CJ프레시웨이는 전년 동기 98.7%에서 99.4%로 증가했고, 신세계푸드도 95.2%에서 96.9%로 각각 0.7%포인트와 1.8%포인트 증가한 것이 수익성 악화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CJ는 지난해 1.3%에서 0.6%로 신세계는 4.8%에서 3.1%로 급감,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현대의 경우도 같은 기간 4.6%에서 4.1%로 0.5% 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2012년 신세계푸드에 내주었던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되찾는 선전을 펼쳤다.
증권분석가들은 식자재유통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추세에 주목하면서도 식자재 유통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했다.
약 20~30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는 국내 B2B 식자재유통시장은 규모에 비해 국내 빅5의 점유 비중이 낮고 향후 경기회복과 함께 외식경기 회복 시 이들 업체의 수혜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HMR사업 등 B2C 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식품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식자재 유통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식품관련 대기업들의 한판 승부도 관심거리다.
CJ, 현대, 신세계, 삼성웰스토리(삼성에버랜드에서 분리), 아워홈 외에도 대상그룹 베스트코, 롯데삼강, 동원그룹의 동원홈푸드, 풀무원, 사조그룹 등이 속속 시장에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