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사과'했지만 약속 파기…야 당내 '재검토' 목소리 ↑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4월 국회는 선거쟁점이 될 만한 이슈들이 즐비하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 이행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거듭 압박하면서 4월 국회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달 30일 기초선거 공천 관련해 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을 제안한 이래 엿새째인 4일에도 거듭 압박했다. 하지만 여전히 청와대는 묵묵부답이고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 철회를 '사과'했다. 이 과정을 비판한 안 대표를 향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막말'을 하는 등 여야 대립이 극심한 상태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에 대한 공천을 정당이 맡아 정당정치와 책임정치의 기본이 되는 제도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과 정당기득권으로 지방자치의 중앙예속, 줄 세우기 공천 등 폐해가 만만찮다. 때문에 지난 대선 '정치개혁'를 요구하는 민심으로 인해 '기득권 내려놓기'차원에서 여야 모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문제는 제도 운영에서 불거진 폐해가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으로 귀결되어 제도의 순기능마저 무시해 오히려 정당정치를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이다. 특히,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그동안 당 지역조직의 당원들이 오랫동안 준비했다는 점에서 기초선거 무공천은 당 지역조직의 와해를 불러올 수 있다.
□ 與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 파기, 뒤늦은 '사과'…포퓰리즘 공약 시인 = 이런 현실론에 부딪쳐 새누리당은 무공천을 철회했지만 이 역시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집권여당으로서 스스로 포퓰리즘에 기댄 무책임한 공약남발이었다는 점을 시인하는 모양새다.
또한 철회를 결정한 즉시 사과하기보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다 마지못해 사과를 하는 모습은 여전히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임을 보여준다.
당 전략기획 측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수긍하면서 "대선 때 워낙 '새 정치', '정치개혁' 목소리가 높으니까 정치개혁 공약을 큰 고민 없이 여야가 내놓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선거라는 것이 조직으로 승부가 나고 특히 기초선거는 지역 조직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공천을 하지 않으면 사실상 선거에서 지겠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역시 당 기초조직이 무너질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집권여당이 파기한 공약을 '대선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끝까지 고수하는 것을 두고 당내에서도 지나친 '도덕주의'라는 지적이다.
□ 野 지나친 '도덕주의'…지역의원들 재검토 목소리 높여 = 한 시도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약속을 지키는 정치는 좋은데 왜 기초공천 문제를 새 정치의 첫 과제로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제가 많아 없애려고 한다면 부작용을 막을 대안이라도 내놓고 없애야하지 않나. 지금 지역은 아우성이다. 기호 1번 단 현수막만 눈에 띄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역을 책임진 당내 의원들이 나서 기초선거 무공천 입법화를 내세우거나 다시 전당원 투표로 공천여부를 결정하자는 목소리를 거듭 내고 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3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초선거 무공천을 앞서 전당원 투표를 했는데 이는 여야가 함께 무공천할 것을 상정하고 제도로서 물은 것"이라며 "무공천 약속은 여당이 깨고 청와대가 침묵하면서 약속은 깨진 것이다. 이미 지킬 수도 없고 지킬 필요가 없는 것이 됐다"고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김-안 대표에게 합당 전제조건이라면 목숨 걸고 싸울 것과 당내 의견 수렴을 위한 토론과 여론조사 등을 제안했다. 또 '무공천'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이목희 의원은 내주 10일까지 시한을 두고 박 대통령을 최대한 압박한 다음 그때도 답이 없을 때 전 당원을 대상으로 공천여부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의원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전당원 투표로 공천여부를 물을 것을 촉구했다. 우 의원은 기초선거 공천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폐해로 지적되는 지방자치의 중앙예속과 지역위원장의 줄 세우기 공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4월 국회에서 추진할 것을 내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