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개 커피전문점의 전체 영업이익이 커피 원두시세 급락과 전년도 커피 값 인상의 2가지 호재에 힘입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7개사 합산 영업이익은 794.2억원으로 전년도 692.9억원 대비 101.3억원이 늘어 수익이 14.6% 향상됐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222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잠정치)이 11.6% 감소한 것에 비하면 커피전문점들의 영업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늘어난 업체가 4개사, 감소한 업체가 3개사로 업체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 국제 원두가격 26% 하락과 2012년 커피 값 인상이 수익성 호전 견인
업계에서는 수익성 향상의 배경으로, 지난해 국제 커피원두시세의 큰 폭 하락과 함께 2012년 4개사의 커피 값 인상 효과 등이 한 몫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페베네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최근 3년간 커피원두(생두류)시세는 2011년 kg당 6179원, 2012년 6082원, 2013년 4478원으로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26.4% 하락해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각사에서 사용하는 커피 원두의 원산지나 품종이 다양해 종류별 시세 하락률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커피 원두 시세가 2011년을 고점으로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이 커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해 미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작황이 좋아 옥수수, 콩, 밀, 사탕수수, 커피 등의 국제시세가 큰 폭 하락했다. 특히 커피 원두 국제 시세는 23%나 내려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것을 지적했다.
결국 커피원두 국제시세 하락으로 인한 원가감소분을 제품가격 인하에 반영치 않은 점과 지난 2012년 단행한 커피 값 인상효과 등이 가세하면서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및 커피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매출 원가율을 살펴보면 스타벅스가 2012년 45.6%에서 지난해 44.5%로 약 1.1%포인트, 카페베네는 71.6%에서 69.4%로 2.2%포인트, 커피빈이 43.9%에서 42.0%로 1.9%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시세 하락 등으로 인한 원가감소와 2012년 단행한 제품가격 인상효과 등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할리스, 엔제리너스 등 4개사는 지난 2012년 5월 ~ 10월 사이에 당시 커피원두 시세 하락으로 인상요인이 없었음에도 불구, 점포임대료, 인건비, 우유 값 등 부재료의 가격급등을 내세워 커피 값을 인상한바 있다. 반면에 카페베네, 이디야, 탐앤탐스 등 3개사는 당시 커피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 커피 값 동결 이디야, 매출‧영업이익 증가율 1위... “시사점 던져“
지난해 폭발적 매출 증가세를 시현하며 업계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이디야가 2012년 가격을 동결했음에도 불구, 수익성에서도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각 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증감률을 살펴보면, 커피 값 인상 4개 업체 중 스타벅스 30.0%, 커피빈 71.2%, 엔제리너스 10.2% 등 3개사는 증가했고, 할리스만 유일하게 1.0% 감소했다.
반면 가격을 동결했던 3개사 중 카페베네와 탐앤탐스는 각각 66.3%, 4.7%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이디야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160.0%나 증가해, 7개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는 지난해 10월 블랙스미스와 마인츠 돔 등 적자사업부 정리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며 하지만 “커피사업 자체는 지난해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에도 긍정적인 수치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부문에서는 할리스가 전년대비 0.6%포인트 감소했지만 10.2%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이디야 9.9%, 엔제리너스 9.0%, 탐앤탐스 8.1%, 스타벅스 6.7%, 커피빈 6.2%, 카페베네 1.9%의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개사 중 이디야가 매출액 증가율 1위, 영업이익 증가율 1위, 영업이익률 2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며 “품질엔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타사대비 65~70% 수준의 가격 정책 등 이디야가 업계에 매출증대‧수익성 향상에 관한 시사점을 던진 것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을지로 이디야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강예지(29)씨는 “스타벅스, 투썸 등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원두값 하락에도 불구 비싼 커피 값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이 그 가격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며 “커피전문점의 가격인상 정책에 소비자들의 책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