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이상 농사를 지은 농지를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가 없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감면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세법상 여러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먼저 경작기간이 8년 이상이어야 하며, 양도 당시 경작 중인 농지상태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농지 소유자가 '농업인'으로서 직접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즉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타인의 도움을 받고 농사를 지었다면 자경감면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최근 과세당국으로부터 양도세 감면 신청을 거부당한 A씨. 자신이 직접 자경을 했다는 증빙서류까지 제시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연 어떤 사정이 있었을까요.
□ 억울한 농사꾼?…과세당국 "직접 농사 안 지었다" = A씨는 최근 지인에게 양도한 농지가 8년 이상 자경 감면대상 농지에 해당한 것으로 판단, 양도세 감면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과세당국의 조사결과 A씨가 8년 이상 자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감면신청은 거부당했는데요.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자신이 택시회사에 운전기사로 취업했다는 이유와 쌀소득보전직접직불금(이하 쌀직불금)을 타인이 수령했다는 것만으로 감면요건에 충족하지 않았다는 과세당국의 판단 때문입니다.
A씨는 이에 자신이 자경했다는 증빙서류 뭉치를 내밀었습니다. A씨는 "농기구 사용에 따른 면세유 유류배정내역, 농기구 사용 확인서, 영농경작 확인서, 경작물 판매 확인서 등에 의해 해당농지를 8년 이상 자경한 사실이 확인됨에도 이를 부인해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과세당국은 이 같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과세당국은 "A씨가 아닌 B씨가 10년간 논농업에 이용했다고 기재하고 있고 실제 쌀직불금을 수령했으며, 마을 이장이 확인한 농지이용 및 경작현황 확인서에도 B씨가 해당농지를 경작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감면요건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과세당국은 이어 A씨가 제출한 농기구확인서, 경작물판매확인서 등에 대해서는 해당농지를 자경했다는 객관적인 증빙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심판원 "농사 직접 하지 않았다면 감면 대상 아냐" = 조세심판원은 A씨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았다는 과세당국과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A씨가 농사로 인해 발생한 소득과는 별개로 다른 근로소득이 발생했다는 사실과 더불어 A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농사를 지었다는 마을이장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A씨가 자경했다는 기간 동안 택시회사에 취업해 근로소득이 발생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며 "실제 B씨가 해당농지를 자경했음을 당시 마을이장이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A씨가 제출한 면세유류관리대장, 사인 간에 작성된 확인서, 사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비료구입 세금계싼서 등의 증빙만으로는 A씨가 해당농지를 8년 이상 자경했다는 증빙으로 보기 어렵다"며 과세당국이 자경감면을 부인해 양도세를 과세한 처분은 잘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4부02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