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 5억원 이상을 납부해야 할 1600여명이 영세소농을 위해 만든 '8년 이상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제도'를 통해 양도세를 감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일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현재 시행 중인 17건의 조세감면제도 정비·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8년 이상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제도가 영세소농을 지원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어긋나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1년 자경농지를 매매하고 5000만원 이상 양도소득세를 감면받은 7286명을 분석한 결과 양도세가 5억원 이상인 양도자가 1647명(22.6%)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농업 외 소득이 10억원이 넘는 양도자는 52명으로 집계, 영세소농으로 보기 어려운 다수의 양도자가 감면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기재부에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혜택이 실질적으로 농사를 짓는 영세소농에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일정규모 이상의 농업 외 소득이 있는 자는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통보했다.
또한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시행 중인 공장 및 본사 수도권 외 지역 이전시 법인세 감면 제도도 본래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한 사례가 발견됐다.
감사 결과, 근무인원이 적은 지주회사만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해외 현지공장에 전량 외주가공을 의뢰하고 국내 본사만 지방으로 이전한 업체 등 지방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거의 없는 경우에도 감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지주회사인 A사는 2005년부터 게임개발업체인 B사를 주업종으로 운영하면서 2009년 3월 제주도로 이전한 후,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법인세 1888억원을 감면받았다. 제주도로 이전 당시 A사의 직원 수는 9명에 불과했지만 B사의 직원 수는 760명이었다.
C사는 베트남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 현지공장에 전량 외주가공해 제품을 직수출하는 업체이지만 2010년 1월 충남 천안시로 본사를 이전해 법인세 44억원을 감면받았다.
이밖에 감사원은 이전 본사의 근무인원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법인세를 부당감면받고 있는 일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기업에서 관할세무서에 '감면세액계산서'를 제출할 때 이전 본사의 근무인원 명세가 포함되지 않아 과세관청에서 확인이 불가능한 문제가 발생, 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방이전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면서 세금회피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큰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법인세 감면 대상에서 제외하고 법인세 감면신청 시 제출하는 '감면세액계산서'는 보완하라"고 기재부에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