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들이 큰 폭 손실을 입었다. 특히 KB국민은행 도쿄 지점에서 불법 대출이 발생하며 330만달러(약 34억) 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미국 점포에서는 순익을 기록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 해외 점포의 당기순이익은 4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과 비교해 1억8000만달러(28.8%) 감소했다. 해외 점포 당기순이익은 국내 은행 전체 순이익의 12.3% 수준이다.
자산 규모는 778억4000만달러로 1년 만에 88억2000만달러(12.8%) 증가했다. 대출금은 53억5000만달러, 현금 및 예치금은 18억6000만달러로 각각 18.2%, 15.4% 증가했다.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로 같은 기간 0.1%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지점의 부당 대출을 비롯해 중국 STX 계열 여신, 베트남과 싱가포르 쌍용건설 여신의 부실로 인해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했다. STX 계열 여신은 5300만달러, 쌍용건설 여신은 4600만달러에 달한다.
부실 여신 확대로 충당금 비용도 늘었다. 2억에서 4억3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며 이자 이익은 12억3000만달러에서 12억1000만달러로 감소했고 순이자마진율(NIM)은 1.91%에서 1.78%로 줄었다.
한편 금감원 조사 결과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34개국, 152개를 기록 중이다. 지점 63개, 현지법인 41개, 사무소 48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신설된 점포는 총 15개. KDB산업은행이 중국 선양·아부다비·미얀마·모스크바·방콕에 가장 많이 세웠다. 이밖에 우리은행 시드니, NH농협은행 뉴욕·하노이·베이징, 신한은행 미얀마, 외환은행 필리핀·이스탄불, KB국민은행이 미얀마, 기업은행은 하노이·미얀마에 신설했다.
폐쇄된 점포는 총 5개이며 KDB산업은행의 우즈베키스탄, KB국민 키예프, 대구은행 상하이, NH농협 뉴욕, 기업은행 모스크바 점포가 사라졌다.
대구은행과 농협은행은 사무소를 지점으로 변경했다. 해외 지점 설립을 준비하기 위해 사무소를 세웠다가 폐쇄 절차를 밟았다.
임채율 은행감독국 은행총괄팀장은 "지난해 국내 은행은 저성장·저금리로 인해 해외 영업을 확대 추진했다"며 "그러나 금융 사고 및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충당금 확대로 수익성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