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서울시장 후보 경선 정견발표, 시민 위한 정책 '뒷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 나선 예비후보들은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서울시민을 향한 정책 강조보다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야당 소속인 현 서울시장을 탈환해야한다며 '친박'효과를 기대했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선출대회에서 먼저 정견발표에 나선 이혜훈 후보(기호 3번)는 "대를 이어 당을 지켜왔지만 지금만큼 어려웠나 싶다. 최근 대통령을 만났지만 노심초사하며 안쓰러운 모습을 보니 울컥했다"며 "우리가 대통령을 지켜드려야 할 때다. 대통령을 만든 우리들이 대통령을 도와드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는 김황식 후보를 매섭게 몰아붙였다. 그는 "대통령을 도와드려야 할 때 대통령을 궁지로 내모는 후보가 있다"며 "'대통령이 저에게 출마 권유를 했다'고 한 후보가 있다. 여러분, 대통령이 궁지로 내몰리는 거 모릅니까. 대통령을 위험에 빠뜨리는 발언이라고 제가 말하니 탄핵을 유도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 만드느라 10년 넘게 고생하고 정치사찰 당했다. 표 얻겠다고 대통령을 사지로 내몬 적 없다"며 "누가 자기 표 얻겠다고 대통령을 팔 사람인지, 누가 자기 생명을 걸고 대통령을 지킬 사람인지 선택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불 속으로 들어가겠다. 제 정치생명을 다시 걸겠다"고 거듭 호소했다.
김황식 후보(기호 1번) 역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이길 수 있다. 박 대통령과 정부를 가로막는 박원순 시장을 김황식이 이길 수 있다"고 외쳤다.
김 후보는 "박원순 시장을 물리칠 후보를 선출하는 게 가장 급선무다.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박 시장을 몰아내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나왔다"며 "저는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국정경험을 통해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어떻게 협력할지 잘 알고 있다. 대권에 관심 있고 또 철학도 소신도 달리하는 사람이 시장이 된다면 대통령과 대립하고 새누리당의 단결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정몽준·이혜훈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9회 말 굿바이 히트를 치겠다고 했다. 지금 그 순간이다. 여러 동지들의 힘을 바탕으로 굿바이 히트를 치고 경선승리, 6월 4일 본선승리를 기어코 이뤄내겠다"며 "6월 4일 새누리당은 이겨야 한다. 서울시장 자리를 빼앗아와야 한다. 박 대통령을 지키고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켜야하는 것이 저의 임무다. 저 김황식이 해내겠다"고 호소했다.
마지막 정견발표에 나선 정몽준 예비후보(기호 2번)도 "지난 2012년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후보를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뽑아 중국과 일본을 까무러치게 만들었다"며 "우리나라 미래와 박근혜 대통령 성공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은 게 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연 누가 박 시장과 싸워 이기겠나. 누가 위기에 놓인 박근혜 정부를 도울 수 있겠나. 선거는 구도의 싸움이다. 박 시장과 확실히 차별화되어야 유권자가 선택한다"며 "비슷한 이미지는 안 된다"고 김 후보를 깎아내렸다.
정 후보는 "우리 서울이 힘이 넘치던 때가 있었다. 88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때 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가득차 있었다"며 "저는 아버님을 도와 서울 올림픽을 유치하는데 일조했고, 한일 월드컵 때도 거의 일본에게 넘어간 걸 유치했다. 세계 일류기업 만드는 일도 했다"며 "아버님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명콤비'를 이뤄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었다"고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또한, 본선에서 박 시장과 '재벌 대 서민' 구도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치인 중에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서민을 중산층이 되게 하는 정치인이 있다. 그런 실적이 저는 있다"며 "저를 서민이 아니라고 공격하는 정치인들 보면 그들이야말로 서민과 동떨어진 사람이다. 서초동에 60평 아파트에 살고 딸을 미국에 유학 보내고, 갑중에 갑으로 고위 공무원을 하는 사람이 서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