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선수 D씨는 소속단체를 옮기기로 계약을 맺고 이적료를 받았다. 그는 받은 이적료의 대부분을 이전 소속단체에 위약금으로 물었다. 이때 D씨가 받은 이적료 소득이 기타소득인지 근로소득인지 논란이 됐다.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재판장 조용구 부장판사)는 최근 마라톤 선수인 D씨가 고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D씨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은 본질이 근로계약의 일종으로서 계약금은 D씨에게 귀속된 근로소득"이라며 D씨 청구를 배척해 패소 판결한 것으로 15일 밝혀졌다.
마라톤 선수인 D씨는 지난 2010년 고양시와 영입비 1억 5000만원, 연봉 7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D씨는 영입비 중 기타소득세, 주민세를 원천징수하고 남은 1억 43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에 대해 과세당국은 1억 5000만원이 기타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에 해당한다며 D씨에게 종합소득세 800만원을 부과했다.
D씨는 이에 불복해 고양시는 해남군에 소속된 자신을 데려오기 위한 영입비로서 1억 5000만원을 지급했을 뿐이기 때문에 이 돈은 자신의 근로소득이 아니고, 고양시로부터 지급받은 1억 4300만원 중 1억 4000만원을 해남군에 위약금으로 지급했으므로 이적료가 자신에게 귀속된 것도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고법 재판부는 우선 D씨가 전 소속팀인 해남군청과 입단계약을 체결하면서 '우수선수 계약금으로 7000만원을 지급한다. 단, 계약기간 중 사용자와 협의없이 타 팀으로 이적할 수 없으며 이적 시에는 지원받은 지원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반환키로 한다'는 계약조건을 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D씨가 고양시로부터 지급받은 돈 가운데 1억 4000만원을 해남군청에 송금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2013누48158)에서 "고양시와 D씨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은 본질적으로 근로계약의 일종으로서 고양시가 D씨에게 지급한 1억 5000만원은 D씨가 계약기간 동안 고양시 소속 마라톤 선수로서 경기 및 훈련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갖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양시와 계약서에도 이 돈이 연봉, 성적인센티브, 월 훈련비, 기타 수당과 함께 '월 보수 및 보수지급 방법'의 하나로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고양시가 D씨의 해남군에 대한 위약금지급의무를 고려해 1억 5000만원을 D씨에게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고양시는 D씨와의 계약에 따라 이 돈을 D씨에게 지급한 것일 뿐 고양시가 해남군에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결국 "D씨가 고양시로부터 받은 1억 5000만원 중 일부를 해남군에 지급한 것은 D씨에게 귀속된 돈을 소비한 방법에 불과하다"며 "1억 5000만원은 D씨에게 귀속된 근로소득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