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5만7천154건, 과열기준의 2배 이상…SKT로 몰려
이통3사의 영업이 재개된 지난 20일 번호이동 수치가 급증했다. 특히 SK텔레콤의 가입자 대기수요가 많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번호이동 수치는 5만7천154건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고 있는 2만4천건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사업자별로 보면 SK텔레콤이 1만944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고, KT는 1만21명 순감, LG유플러스도 923명이 순감했다.
단순히 수치만 놓고보면 시장이 과열됐다고 볼 수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영업정지가 끝나면서 잠재됐던 대기수요가 번호이동 건수의 주요원인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연속으로 45일 동안 영업이 중지돼 축적된 대기수요가 많았다"며 "어제부터 시작된 단말기 출고가 인하도 번호이동 가입자 증가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통신사 영업담당 임원은 "KT도 45일 영업정지 이후 단독영업을 개시했을때 잠재된 대기수요 덕분에 가입자가 급증한 바 있다"며 "3사 영업이 재개되면서 가장 오래 영업을 하지 못했던 SK텔레콤 가입자가 당분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영업을 재개한 대리점, 판매점에서 보조금을 방송통신위원회 가이드라인인 27만원 이상 지급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갤럭시노트2 등 출시 20개월이 지난 단말기에 집중적으로 보조금이 투입되는 현상이 나타나긴 했지만 이는 정상적인 영업으로 정부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
LG전자의 G2와 옵티머스 G프로, 팬택의 베가아이언 등의 단말기 출고가를 이통3사가 동시에 15만~25만원 가량 인하해 판매한 것도 번호이동 가입자 급증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이통3사가 영업을 재개하면서 보조금을 풀어 가입자를 모으지 않겠냐는 생각들을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정부의 보조금 단속 의지가 워낙 강한데다 이통사들도 보조금 대신 출고가 인하, 요금경쟁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라 이른바 대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3사의 영업재개를 앞두고 지난 15일 담당 임원을 소집해 시장 안정화에 힘써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지난 20일 김주한 통신정책국장과 이통3사 부사장급 임원 간담회를 열고 시장 안정화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