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노조 "보험경영 낙제점 롯데는 안돼"

LI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롯데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22일 LIG손보 노동조합은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가 LIG손보 인수 유력설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데 보험업 경영능력이 전무한 롯데의 인수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지난 19일 본입찰을 마친 LIG손보에 출사표를 낸 곳은 롯데를 비롯해 KB, 동양생명(보고펀드), 일본 자베즈파트너스, 중국 푸싱그룹 등 5개사다.

이 중에 최근 강력한 인수후보로 롯데가 거론되고 있는데 대해 LIG손보 노조가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난 2012년 10월에 ING생명은 롯데백화점 길 건너편 KB금융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바가 있다.

당시 ING생명 노조는 "사지도 않을 거면서 물건에 흠집만 내지 말라"며 KB금융을 압박했었다. 고용안정 부분에 초지일관 묵묵부담으로 일관하는 당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던 것이다.

이날 LIG손보 노조는 고용안정보다는 롯데그룹의 경영능력 미비를 쟁점 사항으로 거론했다.

지난 2008년 대한화재를 인수한 후 지난 7년 동안 MS(시장점유율)가 4%대에서 3%대로 오히려 축소되고 손익 역시 적자 구조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 롯데손보는 민원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는 등 고객가치제고에 있어서도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LIG손보 노조의 주장.

LIG손보 노조 관계자는 "보험분야에서 경영능력이 전무하고 고객보호에 있어서도 낙제점을 받은 롯데가 LIG손보를 인수할 경우 영업력 추락은 물론 결국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수렁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노조 측의 롯데에 대한 불신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노조는 "롯데는 재계 서열 5위로 현금 사내유보율이 재벌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금감원 공시에 의하면 직원들의 급여 및 복리후생은 전 금융권을 통틀러 최하위 수준이다"고 일갈했다.

또 노조는 "롯데칠성, 롯데호텔, 롯데미도파, 롯데손해보험 등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해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거나 상급단체를 변경하는 등 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이 열악하기로 악명 높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노조는 구자원 LIG 회장에게도 담화문 당시의 약속을 지키라며 몰아 세웠다.   

구자원 회장은 지난해 11월 19일 담화문에서 "매각과정에서 임직원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고 임직원 고용 승계를 포함한 임직원 피해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55년 동안 해상, 적하 보험, 화재 보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자동차보험 긴급출동 서비스 'LIG매직카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실시하며 매출 9조, 순이익 2500억원을 올린 알짜 보험사를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인 롯데에 넘길 수 없다"며 롯데그룹 측에 인수 포기를 재차 촉구했다.

한편 LIG그룹과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다음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을 진행해 7월 초에는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어서 노조의 반발 등이 어떤 변수로 작용될 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