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처음 기대와 달리 전관예우 등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관피아 척결' 적임자가 아닌 '척결 대상자'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사진 = 김용진 기자)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해 악화된 민심수습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꺼내든 승부수, '안대희(이하 안 후보자) 총리' 카드가 인사청문회를 열기도 전에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전관예우 논란과 기부진정성이 의심받는 데 이어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장 재직시절, 세금소송건 수임 논란 등 온갖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관피아 척결'을 위한 공직사회 개편 진두지휘자로 뽑아 올린 안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정부 국정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청문회 결과가 향후 박근혜 정부 국정장악력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안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대선자금 수사를 관철시키며 '국민검사'로 불려 총리지명 당시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안 총리 후보자 지명이 세월호 참사로 비등한 여론을 잠재우는데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였다.
총리실 사람들도 "적임자가 돼서 기쁘다"며 "검찰, 법조계에서도 소신 있는 자세와 강한 추진력을 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책임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부풀렸지만 현재 상황은 꼬여만 가고 있는 모습이다.
□ 전관예우 5개월 동안 16억, 국민정서법 위반(?) = 안 후보자는 5개월 동안 16억을 벌어들이는 등 국민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소득과 총리 지명을 염두에 둔 기부금 납부 의혹 등으로 '총리 가격 결정자', '현관예우', '기부금 총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변호사 개업 후 5개월 간 16억 원의 수입을 올린 전관예우 의혹은 안 후보자가 그동안 쌓은 '청렴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혔다.
변호사 수입으로 구입한 아파트도 문제로 떠올랐다. 16억여원 아파트를 12억여원에 구입, '다운계약서' 작성을 토대로 한 세금포탈 의혹까지 받고 있다. 또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 직전에 3억원을 기부하고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지자, 11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기부'라는 지적이다.
특히 안 후보자의 수임료는 과거 전관예우로 낙마했던 법조인 출신 다른 고위공직 후보자들보다 현저히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는 법무법인에서 7개월 동안 7억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12일 만에 후보직을 사퇴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국무총리로 지명했던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 역시 법무법인에서 7개월간 7억원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되면서 지명 닷새 만에 자리를 내놓았다.
또한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위원장 시절 맡은 세금소송 사건도 논란이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5월 나이스 홀딩스의 법인세 취소소송에 선임됐다. 또한 위원장 퇴직 후 농협과 세금 소송 수임계약을 맺어 '관피아 척결' 대책으로 나온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에 정면으로 저촉된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비정상적 관행의 제거와 부정부패의 척결"을 강하게 외쳤던 안 총리 후보자의 일성이 무색하게도 자신이 '척결 대상자'가 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 野 "관피아 상징, 자진사퇴해야" VS 與 "악의적 정치공세" =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야당은 안 후보자를 "관피아의 상징"이라고 공격하면서 총리 부적격성을 연일 꼬집고 있다.
28일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원내대표단-인사청문회 사전검증팀 연석회의를 열고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총리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증팀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전관예우 적폐를 여실히 보여준 안 후보자가 어떻게 관피아의 적폐를 척결할 수 있겠나. 본인이 척결의 대상"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는 실패했다. 안 후보자 스스로 대통령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부산 선대위 회의에서 "안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날짜가 지정되기도 전에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아예 임명불가를 당론 수준의 방침으로 정해 놨다"며 "총리 후보자를 악의적 정치공세의 표적으로 삼아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이용하겠다는 뜻"이라고 엄호에 나섰다.
당 내부에서는 안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 물러나지 않을 방침이다.
전략기획 측 관계자는 "안 후보자가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닌데, 의혹만 볼 게 아니고 그 분이 그동안 해 온 일을 봐야한다"며 "지금 세월호 참사로 정부여당이 힘든 상황인데 여기서 잘못되면 정권 전체에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