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 해체, 현직 소방관의 한 맺힌 '목소리'

'소방방재청 해체'

국가안전처 신설로 인한 소방방재청 해체 소식에 현직 소방관의 하소연이 등장했다.

지난 28일 한 포털사이트 아고라 청원 코너에는 '소방 해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직 소방관이라 밝힌 게시자는 "너무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져서 이렇게 글을 쓴다"며 "소방조직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닌 비정상의 지속화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29일)이면 국가안전처 신설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이 입법예고된다"며 "묵묵히 일 잘해온 소방이 해경처럼 1계급 강등되면서 해체·흡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직 소방관들은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가 나면서 지난 2004년 최초 재난관리 전담기구 소방방재청이 만들어져 부족한 인력과 장비 이야기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소방의 이미지는 '노후화된 장비'와 '부족한 인력', '매맞는 소방관'으로 대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이라도 국가안전처장이나 차장에 현장경험이 풍부한 소방관이 임명돼 지휘할 수 있게 하고, 더이상 부족한 인력·장비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안전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국가개조와 국가안전처의 시작은 관료사회가 재난현장중심 소방조직을 재난전문조직으로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청원글은 30일 오전 2만 5000여명이 서명하며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다.

한편 신설되는 국가안전처는 소방과 해양안전, 특수재난본부, 안전관리실로 구성돼 소방방재청이 차관급인 청에서 1급인 본부로 강등되고 소방총감 계급도 사라지게 된다.

또 국가 재난과 안전 등에 대한 총괄부서는 소방방재청이지만 일선 소방공무원들은 각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지방공무원 신분이라 각 지자체별 소방본부는 행정적 업무 등을 소방방재청에, 예산과 인사 관련 업무 등을 지자체에 따르는 기형적 형태를 유지해 온 바 있다.

소방방재청 해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방방재청 해체, 이젠 뭐가 어떻게 되려는 건지", "이상하게 돌아가는 현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