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는 증여자가 세금을 내지 않고 수증자(증여를 받는 사람)가 세금을 내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재산을 증여받았다고 하더라도 기쁘지 않은 것이, 막대한 '세금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세법은 증여를 받는 사람이 증여세를 납부할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면 그에 상당하는 증여세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돈 없는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세정 상 '배려'인 셈이죠.
물론 이 같은 규정을 악용해 세금부담을 회피하려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 "납세능력 없다니까"…과세관청 "말도 안되는 소리" = 모 주식회사에서 차장 직급으로 근무를 하고 있던 A씨. 해당 회사의 지배주주겸 임원인 B씨로부터 회사 발행 비상장주식을 매입하게 됩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A씨가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주식을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인수한 것으로 보고 그 차액을 계산해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갑작스레 세금폭탄을 맞게 된 A씨는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립니다.
A씨는 "퇴사직전까지 영업부서 및 개발담당임원이었던 B씨가 자신의 주식을 임직원들에게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배부하려 했으나, 우리사주조합 설립절차의 한계로 인해 나에게 양도하고 퇴사한 뒤 현재 별도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해당 주식의 양도양수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현재 과도한 납세고지로 인해 회사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등의 이유로 퇴직 후 실직된 상태라고 호소했습니다.
핵심은 여기서 부터입니다. A씨는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으므로 납세의무를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A씨는 "사실상 고가의 주식을 양수할 능력과 위치에 있지 않는 등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과세관청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과세관청은 현재 해당주식의 보충적 평가액을 고려해 볼때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16년간 몸담아 온 직장을 본인의 귀책없이 회사와의 관계악화로 퇴직했다는 주장도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 심판원, "과세처분 합당…납세 능력 있다" = 심판원은 과세관청과 같은 입장을 취하며 A씨의 심판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납세 능력이 없다는 점에 신빙성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A씨가 신용불량 상태나 파산상태에 이르는 등 무자력인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며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으므로 증여세 납세의무를 면제해야 한다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처분청이 해당주식을 정당한 사유없이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액으로 주식을 양수한 경우로 보고 A씨에게 증여세를 재차 부과한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4중1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