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감사인 삼정KPMG도 감리 대상
분식여부 확정될 경우 역대 3위 규모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의 분식회계 혐의가 제기되면서 금융감독원이 감리에 착수했다.
현재 금감원과 검찰은 분식의 규모가 최소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 이번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역대 3번째 크기의 대형 회계 스캔들이 탄생하는 셈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STX조선해양과 그 외부감사인인 삼정KPMG에 대한 회계 감리에 들어갔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검찰 발표에 따라 지난달부터 감리에 착수했다"며 "검찰이 분식 혐의를 발표하면 외감법 상 행정제재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STX조선은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분식회계 규모가 약 2조3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공정 진행률을 높여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수법을 사용한 혐의다.
이 같은 액수는 역대 3위급의 회계부정으로 꼽히고 있어 외부감사인에게 미칠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0년 22조원의 분식회계를 자행한 대우그룹의 외부감사인인 산동 회계법인은 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또 감리가 진행되면서 분식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열사 간 지원관계 등이 드러나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로 감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STX건설은 강 전 회장이 가지고 있는 다른 회사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다만 STX조선과 지분관계도 없고 비상장법인이기 때문에 감리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보통 특정 혐의에 대해 조사하다보면 또 다른 분식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규모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감리 결과 분식회계 혐의 등이 드러나면 임직원에 대한 해임권고나 과징금 부과, 외부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금감원 감리가 통상 6개월 가량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STX의 감리 결과는 올해 연말 정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