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투자자가 투자판단을 함에 있어 기업의 공시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자신이 투자할 기업에 대한 대략적인 현황과 자금상태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발행공시, 수시공시, 지분공시, 정기공시 등 워낙 많은 공시가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어떤 것이 중요정보인지를 구분해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정기공시 정보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 시 체크해야할 중요정보를 4가지로 분류해 안내했다.
□ 공시 통해 기업 자금조달 현황 파악 = 기업 자금흐름은 신체 혈액순환에 비유될 정도로 그 중요성이 각인돼 있다.
매출액이 수 조원에 달하는 회사라도 오늘 만기가 닥친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흑자도산(黑字倒産)의 위기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제공하는 '전자공시시스템'에서는 유상증자 및 채무증권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 및 사용내역, 회사채 등의 상환일정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김재룡 금감원 기업공시국장은 "자금조달 횟수가 빈번하고 공모실적은 감소하는 반면 소액공모 또는 사모를 통한 조달 비중이 점차 커지는 경우에는 회사의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기업일수록 작은 단위 혹은 지인 등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서기 쉽다는 설명이다.
회사채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오는 지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빌린 돈을 한꺼번에 갚을 수 있을 정도로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회사는 드문 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김재룡 국장은 "회사채 등 채권 만기가 특정시점에 집중되는지 여부를 파악해 향후 발생 가능한 유동성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내가 투자한 기업, 경영권은 누가 갖고 있을까? =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확인하는 것도 투자 전 주요 확인 사항이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을수록 적대적 M&A의 가능성이 높아 경영상 안정성이 저해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주주 변동이 빈번한 경우에는 안정적인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보다는 최대주주 등의 자본차익 획득을 위한 불공정거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회사 또는 임원이 업무수행과 관련해 자본시장법규 등 위반으로 형사처벌 또는 행정상 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만약 횡령이나 배임, 분식회계가 적발될 경우에는 상장폐지 가능성마저 있다. 기업 주식이 상장폐지 되면 주식가치가 '0원'으로 전락함은 물론이다.
□ 공시 자주 정정하는 기업…이거 수상한데? = 이미 올린 공시내용을 자주 정정하는 기업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봐야 한다.
이근영 금감원 기업공시팀장은 "수시공시로 매출이나 공급계약의 정정공시가 빈번한 회사의 경우, 안정적인 영업실적이 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빈번한 사업목적 변경에도 새로운 사업을 통한 재무구조와 영업실적 개선이 미미할 경우에는 단기 시세차익 획득을 위한 불공정거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자(子)회사의 채무에 대한 보증을 모(母)회사가 서는 것도 눈 여겨 봐야 한다.
재무상태가 부실한 회사일수록 지급보증 등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그룹 간의 지급보증이 잦을 경우 동반 부실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 "기업 감시인, 회계법인 보고서 활용할 것" = 주식회사 중 자산총액이 100억 원이 넘는 회사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분식회계를 사전예방하기 위해 제3자인 회계사가 외부감사인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만약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비적정의견(한정의견, 부적정의견, 의견거절)인 경우 한국거래소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설령 기업 재무제표가 적정의견을 받았을 지라도 감사보고서상 강조사항 혹은 특기사항으로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경우에는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 작성기준일 이후부터 제출일 사이에 발생한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그 사건 및 이로 인한 변동내용 또는 회사에 미치는 영향 등이 기재되니 관련 내용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 감사보고서 주석에도 '보고기간 후 사건'으로 유사내용이 기재돼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