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곳 중 13곳 진보교육감 당선
6.4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 교육감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13명이 대거 당선되고 보수 교육감들이 참패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해 논란이다. 국민들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한 결과에 대한 선거 불복이라는 것.
앞서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전날(9일) "교육감 선거에 문제가 많다"며 과도한 선거비용과 견제받지 않는 인사권, 인지도 부족으로 인한 '로또 선거'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교육감 임명제를 주장했다.
주 의장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의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국민 가운데 56.4%가 직선제 폐지에 찬성한다"며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임명제를 채택하고 일본,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도 교육감을 임명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한국교총)가 지방선거 다음날 교육감 직선제의 위헌심사 헌법소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10일 "민심 불복",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 "독재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표회의에서 "선거 패한 뒤 선거를 없애겠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해도 좋다는 오만"이라며 "정권 찬탈을 위해 체육관 선거를 했던 공화당, 민정당의 후예다운 모습이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찾고 다시 민심을 얻는 게 정치인의 자세"라고 비난했다.
장 의장은 "교육 자치를 전면 부정하고 집권을 위해서는 민주주의 원칙은 얼마든지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라며 "힘을 앞세운 나라는 곧 망하고 덕을 앞세운 나라는 천 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 권력을 힘으로 (정권을) 유지하려는 순간 그 정치 집단은 이미 망하는 길에 접어든다는 걸 새누리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을 겨냥,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결과였다면 아예 지자체 제도도 폐지하자고 할 것인가"라며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에 대해 "민심에 불복하고 오만하고 반민주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주 의장과 교총을 향해 "2006년 여야 합의로 교육감 직선제 도입을 할 당시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교육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했지만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헌법소원을 추진하는 교총도 당시 선거에 출마하고 보수 후보 단일화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선제 폐지 주장은 헌법 정신을 부정한다. 지방교육자치제는 의무교육과 같이 헌법상 보장하는 제도"라며 "지방교육 자치는 민주화 산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의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에 대해 "선거 끝난 지 불과 며칠 지나지도 않아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운운하는 것은 사실상 선거 불복의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세월호 이후 더 이상 가치가 전도된 교육 현실을 방치할 수 없다는 국민적 의지의 반영이 된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세력이 직선제도 자체에 대해 화풀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선거는 한 마디로 국민들의 평가다. 진보성향 교육감의 대거 당선을 놓고 새누리당이 해야 할 일은 그간의 잘못된 교육정책에 대한 반성과 사과, 개선"이라며 "그런데 아예 판을 들어 엎자고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다음부터는 선생님이 직접 뽑아달라고 울며 떼쓰는 격"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새누리당 스스로도 존립하고 있는 그 기반이 바로 '선거제도'와 '민주주의'다.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치우겠다면 그것이야말로 독재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