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 2012년 10월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하한 뒤 벌써 13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역대 최장 동결 기간인 16개월(2009년 3월∼2010년 6월)에 가까워진 기록이다.
앞서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에 올인을 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채권전문가의 100%가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채권전문가들이 지난해 9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이후 9개월만에 의견일치를 본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이처럼 오랜 기간 동결한 데에는 금리 인하나 인상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시장에서는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최근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경기 부담감과 세월호 참사 이후 급격히 위축된 소비 및 투자심리를 고려했을 때 아직 인상시기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원 내린 1015.7원에 마감했다. 금융위기 후 5년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1020원이 무너지며 세자리수 환율을 목전에 두게 된 것이다.
이에 따른 대외 수출 타격은 조금씩 회복국면을 보이던 경기를 일시에 얼어 붙게 만들 수도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ECB(유럽중앙은행)가 기준금리를 기존의 0.25%에서 0.15%로 인하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내수침체 장기화 등 경기부진을 이유로 일부에서 재차 금리인하의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11일 한국은행 출신의 임진 거시·국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유럽중앙은행(ECB)가 정책금리를 내리고 최근 들어 세월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중금채 성장 우려가 제기되며 금리인하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임 연구위원은 "경기추세가 성장을 보이고 세월호 문제가 성장 모멘텀을 훼손할 정도로는 보지 않는다"며 "현 상태에서 금리인하나 추가경정과 같은 전방위적인 경기부양보다는 현 추세를 좀더 지켜보는 게 낫지 않을 까 싶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