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파문 점입가경…與 비호에 野 "청문회 불가"

靑 정면돌파에 與지도부 '총력 비호'…野 "청문회 설 자격 없어"
與 초재선 반대 목소리 높아져…청문회 열어도 '통과' 미지수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반역사적·반민족적 망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가 적극 비호하고 나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앞서 안대희 전 대법관 낙마보다 사태가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새누리당 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문 후보자 자진사퇴 주장이 일고 있는데다 야당도 인사청문회 거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청문회를 열어도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 문창극 동영상 시청한 與, "문창극 발언, 기독교 신앙관" 거듭 비호 = 새누리당 지도부는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문 후보자가 강연한 1시간짜리 동영상을 공개적으로 보며 '종교인의 발언'이라고 비호하고 나섰다. 언론이 특정 발언만 편집해 왜곡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 문제의 영상전체를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시청한 것.

동영상을 지켜본 후 지도부는 문 후보자의 발언을 "종교인의 발언"으로 비호하면서도 국민여론을 의식해 인사청문회 전에 스스로 소명 기회를 가질 것을 촉구했다.  

특히 온누리 교회 강연 영상을 직접 입수한 '친박' 실세인 윤상현 사무총장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세상의 모든 현상은 하나님의 뜻이다', 이것이 기독교의 신앙관"이라며 "6.25, 일제 식민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은 대한민국을 기회의 나라,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개입과 의지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거듭 두둔했다.

그러면서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려는 야당을 향해 "국회의 정당한 인사검증 절차를 무시하는 반의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초선 의원 6명이 공동성명을 통해 문 후보자의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촉구했으며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의원들 역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도부 뜻에서 이탈할 의원들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의 통과에 필요한 표는 현재의 국회의원 재적수 286명의 과반인 144표. 때문에 인사청문회를 연다 해도 의석수가 149석인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들 초재선 의원들만 반대해도 부결될 입장에 놓였다.

□ 野 "朴대통령, 국민과 한판 붙자는 것…청문회장 설 자격조차 없어" =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들 역시 지명철회를 거듭 요구하며 인사청문회 거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설사 청문회를 해도 '절대 불가'라는 방침이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5천만 국민 중에 문 후보만큼 반민족적, 반역사적, 반국가적, 반헌법적, 반통일적, 반복지적 사고를 한꺼번에 가진 사람을 찾아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하필이면 이런 사람을 찾아내서 국무총리 후보라고 국민께 내민 박근혜 대통령의 발상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향해 "박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이 기껏 이런 것이었나"라며 "문 총리 후보의 궤변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상을 능멸하고, 함부로 하나님을 팔아 하나님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새정치연합 여성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일본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문 후보자의 발언을 맹비난하며 "반여성적·반역사적·반인권적인 후보자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며 "자신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사과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인사가 행정부를 총괄하는 국무총리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사 청문회장에 설 자격조차 없다"고 규탄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방귀뀐 놈이 성낸다더니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태도가 180도 돌변했다. 절대 사퇴할 뜻이 없다면서 되레 자신의 강연 기록을 공개한 방송사를 고소했다"며 "한마디로 청와대의 '밀어붙여' 지시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결국 대통령은 국민들과 한판 붙어보자고 선언한 것"이라며 "인사 참사 덩어리들을 국회청문회로까지 끌고 가서 인사실패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심보인데 결코 대통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청문회 불가 방침을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