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김기춘 해임 거듭 촉구 VS 여 "정치공세"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자진사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차떼기 전달책 역할과 '북풍 사건'(1997년 안기부 대선개입 사건) 등 정치공작 전력을 가진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와 제자 논문 가로채기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지명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참사 후 진정한 변화, 정부혁신을 원한다면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문제 있는 인사들의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 수습과 진상조사가 제자리 걸음이고 국민 뜻에 반하는 두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했는데도 대통령은 국민에게 한마디 사과가 없다"며 "인사 검증 책임자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 후보자 사퇴 발표 후 마치 우리당이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부해온 것처럼 말한 것은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것"이라며 "우리당은 문 후보자 대한 인사청문회가 수반할 국력 손실을 우려해 지명철회를 요구했을 뿐, 대통령이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올 경우 국회법 절차에 따라 엄중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말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내지도 못하고 대통령이 국회를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문 후보자는 국민 여론을 탓하며 대통령을 돕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는데 국민과 나라를 돕기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문 후보자 자진사퇴에 대해 "당연한 결과다. 사필귀정"이라며 "특히 국회가 법을 어긴 것이 없는데 국회 탓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생떼 쓰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끝까지 마무리를 깨끗이 하지 못하는 모습도 애처로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3명의 총리 후보가 낙마한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이라며 "이는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붕괴되고 민심 흐름을 청와대가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국가운영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박 대통령은 천하에서 인재를 구해야 한다. 새정치연합도 국민이 받아들일 총리라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 외 더 이상의 낙마는 없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되는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낙마' 자체가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에 치명타라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이 인사 책임자인 김 비서실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7.14 전당대회 당권 도전에 나선 홍문종 의원은 성명을 통해 "법 무시 행태와 여론호도를 주도한 야당이 총리지명자 낙마 책임을 물어 김기춘 실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정치공세"라며 "현재와 같은 야권의 인사 발목잡기가 계속된다면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국정 안정을 저해할까 우려된다"고 강변했다.
또한 당의 한 관계자는 "국정공백을 더 장기화시킬 수는 없지 않나. 인사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기에만 매달릴 수 없다"며 "야당도 집권해봐서 잘 알 것"이라고 야당의 협조를 강조하고 있어 향후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 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