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문창극 낙마로 인한 국정공백 최소화 의도
'수첩·비선인사' 적폐 드러나 '마이웨이' 선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를 다시 유임시키기로 결정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유임 결정은 정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60여일 만으로, 세월호 참사 후의 개각 국면에서 연이어 총리 낙마사태를 겪자 국정공백 최소화를 명분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 총리 유임 배경에 대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께 국가개조를 이루고 국민안전시스템을 만든다는 약속을 드렸다. 이를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들로 인해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이 매우 큰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고심 끝에 오늘 정 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도덕성과 역사관이 드러나 연이어 낙마하면서 사실상 국정이 표류된 상황을 장기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세월호 참사 대책으로 박 대통령이 밝힌 적폐 척결과 국가대개조 등을 실행하기 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적 총리 후보자를 약속한 것을 스스로 파기하는 결정이다.
때문에 인사 지명에서부터 책임질 인사에 대한 마무리까지 인사논란은 거듭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조차 청와대 인사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고 총리 인선에 대해 여당과 논의할 것을 주문했음에도 이마저도 외면한 꼴이 되어 새누리당의 존재감을 무력하게 만든 점도 지적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에서 정치인 출신 총리를 강조한 것으로 아는데, 여당 목소리가 반영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도 "인사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난감해 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인사실패에 대한 대책으로 인사검증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인사수석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청와대가 인사실패를 자인하면서도 문제를 인사청문회 탓으로 돌리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인사시스템 문제를 스스로 인정하고 인사수석실 신설을 거론하면서 인사참사에 대해 어떤 사과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문책하는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